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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준선의 J커브] 가입회원 9만→150만…상조업계 '공룡' 탄생시킨 VIG파트너스
좋은라이프, VIG 투자 3년 만에 회원수 4배
영업현금흐름 13억→69억으로 J커브 상승
업계 최상 지급여력비율 등 '신뢰 영업' 효과
가입자 100만 '1위' 프리드라이프와 합병
대형화 쏠림 국면 수혜 극대화…운용역량 보강
좋은라이프 CF 화면 갈무리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사모펀드(PEF) VIG파트너스가 상조업체 '좋은라이프' 경영권을 인수한 2016년 하반기, 좋은라이프의 가입 회원수는 9만명이었다. 당시 상조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체 회원수가 약 450만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시장점유율 2% 수준의 중소업체 중 하나에 불과했다.

하지만 VIG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좋은라이프의 성장세는 단연 독보적이었다. 현재 회원수는 약 42만명으로, 만 3년 만에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영업현금흐름은 2016년 13억원에서 지난해 69억원으로 5배 이상 뛰었고, 총 자산 규모도 1173억원에서 2644억원으로 125% 급증했다. 같은기간 상조업계의 전체 가입자 수는 단 3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성장의 비결로는 '신뢰'가 꼽힌다. 언뜻 뻔해 보이지만, 회원들에게 적정 환급금을 주지 않는 '먹튀'와 경영진의 배임·횡령 등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상조업계에서는 유독 돋보이는 원칙이다. 업계 최고 지급여력비율과 은행의 지급보증 등, 단체PT와 같은 대면영업 현장에서 '신뢰'를 앞세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됐다는 평가다. 지급여력비율은 회원들이 불입한 돈(선수금)에 대한 상조업체의 중장기적인 환급능력을 상징한다. 이 비율이 100% 이상이면 당장 부도를 맞더라도 기존 자산으로 선수금 전부를 보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기준 좋은라이프의 지급여력비율은 114%로, 업계 평균(92%)을 크게 웃돈다.

'볼트온' 전략도 성장의 한 축이었다. 볼트온은 관련 기업을 추가로 인수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경영 전략을 뜻한다. 좋은라이프는 2017년, 회원수 8만명 규모의 금강문화허브를, 지난해에는 회원수 2만5000명 규모 모던종합상조도 인수했다.

그리고 2020년, 좋은라이프는 회원수 100만명으로 독보적 1위 지위를 구축하고 있는 프리드라이프와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VIG파트너스는 9500억원 규모로 조성한 4호 블라인드펀드로 프리드라이프 지분 100%를 인수한 뒤, 좋은라이프와 통합해 운영할 계획이다. M&A가 마무리되면 회원수 150만명을 목전에 둔 시장 점유율 22%의 초대형 업체가 탄생한다. 2위 업체인 보람상조가 지난달 6위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하면서 1위(합산 110만명 추산) 자리를 차지하는 듯했으나, 다시 한 번 격차를 벌린 것이다.

프리드라이프-좋은라이프가 통합한 이후 기대할 수 있는 추가 밸류업 포인트로, 우선 상조업계의 구조조정과 대형사로의 쏠림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등록 상조업체 수는 지난 2016년 197개에서 지난해 말 86개로 감소했다. 지난해 초 개정 할부거래법(최소 자본금 3억원→15억원)이 본격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규정을 준수하지 못한 업체들이 잇따라 폐업 및 흡수 수순을 밟은 결과다. 기존 가입자든 신규 가입자든, 재무적 건전성을 앞세울 수 있는 대형사로의 쏠림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드라이프 CF 화면 갈무리

상조사의 이익 기반 중 하나인 자산운용 측면의 역량도 보강될 것으로 보인다. 상조 사업은 고객에게 현금을 수취하고 이에 대한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회사가 지는 한편, 해당 현금의 운용수익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기본 구조다. 하지만 업계 평균 지급여력비율이 100% 미만인 데에서 알 수 있듯, 대부분은 적극적인 자금운용으로 수익을 내기는 커녕 매년 결손금을 키우며 자본잠식에 머물러 있다. 프리드라이프와 좋은라이프가 통합되면 총 자산규모는 1조2000억원을 웃돌게 된다. 중장기 자산배분과 우량 대체자산 투자 등 본격적인 자금운용에 나설 기반이 갖춰진 셈이다.

특히, 부동산 자산으로서의 수익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상조상품 영업의 기반이 되기도 하는 장례식장 사업에 본격 나설 수도 있다. 현재 프리드라이프와 좋은라이프가 보유하고 있는 장례식장은 전국 9곳 이상이다.

VIG파트너스의 투자가 올해로 4년차에 접어든 만큼, 프리드라이프-좋은라이프는 이르면 2~3년 내 대형 매물로 M&A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현금 유입이 큰 사업인 만큼, 개발사업을 영위하는 건설사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 후보군이 두텁다.

VIG파트너스의 프리드라이프 인수 가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상조회사의 기업가치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순자산의 가치와 ▷보유하고 있는 계약 및 새로 유치할 계약으로부터 발생할 현금흐름을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할인 계산한 현재가치 등을 종합 고려해 산출한다. 좋은라이프와 추가 볼트온 과정에 투입된 자금은 총 720억원 수준이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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