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지·기다림·보호자 없는 ‘3無 경영’…이건희 회장, 병원 문화 혁신도 기여
‘환자 중심’ 서울삼성병원 설립
국내 병원 첫 진료예약제 도입
의료기술 선진화도 적극 모색

10여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거의 공사가 막바지 단계에 들어갈 무렵인 지난 1993년 삼성의료원 공사 현장. 당시 고(故) 이건희 회장은 “3시간 대기 3분 진료 현실, 보호자 노릇 3일이면 환자가 되는 현실, 촌지라도 집어줘야 좀 어떠냐고 물어보는 현실”을 지적하며 새로운 병원 문화를 주문했다.

그의 이같은 당부는 촌지 척결을 비롯해 기다림·보호자가 없는 ‘3무(無) 경영’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내 병원문화의 인식전환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된 셈이다.

프랑크푸르트 선언에서 시작된 고(故)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의 산물은 ‘병원문화의 혁신’으로도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랜 준비기간 끝에 삼성서울병원은 마침내 1994년 서울 일원동에서 1100병상 규모의 병원을 개원했고 개원과 함께 ‘환자중심’ ‘고객만족’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환자’에 ‘고객’이란 개념을 더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당시에는 파격적인 인식의 전환이었다.

진료현장에서 처음으로 종이차트를 없애고 국내 병원 최초로 진료예약제를 실시했으며, 소란스럽고 어수선했던 과거 영안실의 모습을 합리적으로 개선한 새로운 병원장례문화를 도입했다. 이런 노력으로 삼성서울병원은 1990년대 초 병원계 일각에 드리워졌던 낡은 관행을 주도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국내 병원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삼성의료원은 환자 서비스뿐만 아니라 병원내 선진문화 정착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개원 이듬해인 1995년엔 병원계 최초로 준법경영실을 설치하고 감사팀을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전문간호사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간호부장을 이사직으로 발령내면서 간호사의 지위도 격상시켰다.

고(故) 이건희 회장은 국내 의료서비스의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선진화를 적극 모색했다. 삼성서울병원은 개원 당시부터 첨단 IT를 활용한 업무 개선을 추진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전자처방전달 시스템인 처방전달시스템(OCS)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투약 오류나 검사 오류를 방지해 보다 안전한 진료도 가능케 됐다. 또한 개원과 동시에 전면적으로 투자한 의학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도 환자의 대기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1000 병상 이상 대형병원이 PACS를 도입한 것은 세계 최초이기도 했다. 김태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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