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기업 신용버블에 ‘메스’…‘정글의 법칙’ 받아들이나
AAA등급 국영·관영기업
올들어 디폴트 선언 급증
“당국 거품제거 돌입한 듯”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의 ‘신용버블’에 메스를 들이댄다. 최고 신용등급(AAA)이던 기업이 갑자기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선언하는 중국의 고질적 문제를 잡기 위해서다. 시장에선 국영기업의 부실을 정부가 보전하는 관례를 걷어내고, 펀더멘털로 승부하는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월 말부터 한달 사이 3개 중국 국영기업이 디폴트를 선언했다. 융천석탄(에너지), 화천그룹(자동차), 칭화유니그룹(반도체)이다. 공히 지방정부가 소유하고, 중국 신용평가사(신평사)들로부터 트리플A 등급을 받은 기업들이다.

디폴트 소식에 중국 회사채 시장은 즉각 위축됐다.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지난달 새로 발행한 회사채는 99억달러(10조9000여억원)으로 전달보다 52% 줄었다.

전문가들은 크레딧 리스크의 확산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3개 국영기업의 디폴트 금액이 1700억~2200억원 수준으로 시스템이 휘청거릴 수준은 아니다.

주목할 대목은 중국 정부의 달라진 태도다. 올해 들어서 국영기업의 디폴트는 예년보다 잦아졌다. 올 들어 지난달 15일까지 디폴트 선언한 중국 기업 가운데 국영기업의 비중은 46%다. 2018년(12%), 2019년(7%)과 견줘 크게 늘었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관례대로라면 지방정부와 국영은행이 공적자금으로 회생시켰을텐데 올해는 그러지 않는 양상”이라며 “시장 순리에 맡겨서 기업평가나 자금조달을 선진화 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기업부채 수준(GDP의 159%)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이 경제의 잠재위험을 없애려면 국영기업에 대한 정부의 ‘묻지마’ 지급보증을 끊어내고 중장기적으론 사업적, 재무적 역량으로 승부를 보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안영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부채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출자전환 등 자본화하는 정책이 우선이고 두 번째는 시장을 개방해 부채를 외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중국 정부 입장에선 경기도 괜찮은 것 같으니 자본시장을 정상화시키는 첫 발을 내디딘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기업들의 고평가 관행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회사채(민간기업채 제외)의 98%가 AA등급 이상의 기업이 발행한 것이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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