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머니]은행, 금고로 전락하나…잠시예금, 정기예금 첫 추월
요구불·수시입출금식 예금
전체비중 45.1%…6%p↑
초저금리로 목돈형성기능↓
IB전환·WM강화 시급해져
[연합]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은행이자로 목돈을 만들던 시대가 빠르게 저물고 있다. 주식 등 유망한 투자처로자산을 배분하기 전 현금을 보관하는 게 은행의 주된 역할이 되는 모습이다. 이제 국내 은행도 예대마진이 기본인 상업은행(CB)에서 자체 신용으로 조달한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내는 투자은행(IB)으로의 전환이 시급해졌다.

19일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국내은행의 총수신(은행·중앙정부·비거주자예금 제외)은 1938조원으로 1년새 10.8%(188조원) 증가했다. 이 증가액 중 대부분을 언제든 인출이 가능해 사실상 이자가 없는 요구불·수시입출식 예금이 차지하며, 전체 비중에서 정기예금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은행 입장에선 비용(이자)이 거의 발생되지 않아 ‘저원가성’으로 분류되는 이들 예금은 작년 한해 동안 27.7%(189조원) 늘어난 873조원의 잔액을 기록했다. 요구불예금이 34.9%(72조원) 늘었고 입출식이 24.5(117조원) 증가했다. 정기예금은 같은 기간 2.0%(14조원) 줄어 잔액이 702조원으로 감소했다. 정기예금이 은행 전체 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2%로 전년말 41.0%에서 7.7%포인트 축소됐다. 저원가성 예금의 비중은 45.1%로 큰폭(6.0%포인트) 확대되면서 처음으로 정기예금의 비중을 추월했다.

은행 입장에선 저원가성 수신이 늘면서 결과적으론 예대마진(예금·대출 금리차에서 발생되는 수익) 하락을 방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예금은행 정기예금 중 0%대 이자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68.8%를 기록했다. 이중에서도 0.75% 미만이 전체의 24.3%였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원가 수신 비중은 지난달까지 연중 7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은행 조달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길게 보면 은행의 수신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들 저원가성 예금은 움직임이 커 안정적 자금조달원으로서는 한계가 있다. 보통 은행 대출은 중장기인데 단기예금의 비중이 커지면 이롡적으로 만기불일치(mismatch) 위험이 커진다. 예대율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있다. 안정적 자금조달을 위해서는 좀 더 높은 이자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은행채 발행을 늘려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예금이자보다 조달비용이 높은 은행채 발행이 늘면 그만큼 자금운용 수익률도 끌어올려야 한다. 수신기반이 약해질 수록 투자은행(IB)으로의 변화가 불가피한 셈이다. 고객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자산관리영업 필요성도 커진다.

올 들어서도 정기예금에서 돈이 계속 빠져 나가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시중은행의 14일 기준 정기예금 총 잔액은 약 631조원으로 작년 10월말보다 10조원 가량 줄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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