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 백신 접종 최대 3년 걸린다…“부자국가 독식 문제”
WHO “가난한 국가의 노인이 백신 먼저 맞아야”
백신 공급 부족이 코로나19 유행 연장시킬 것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부유한 나라의 젊고 건강한 성인이 가난한 나라의 노인이나 보건 종사자보다 먼저 접종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고소득 국가의 백신 사재기를 비판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코로나19 백신 공급에서 저소득 국가가 소외되면서 코로나 대유행이 최대 3년 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듀크대학의 글로벌 건강혁신센터 분석에 따르면 약 10억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고소득 국가는 백신 주문량의 약 74%인 42억회분을 확보했다. 반면 저소득 국가는 6억7500만회분만 수주했다.

국가별로 보면 캐나다는 인구의 5배, 영국은 3배, 미국·유럽연합(EU)·뉴질랜드·호주·칠레는 2배 이상을 확보했다. 이 중 영국, 미국, 캐나다는 지금까지 선구매한 백신이 모두 승인될 경우 인구의 4배 이상의 물량을 갖추게 된다.

전문가들은 전세계 인구가 백신을 맞는 데 길게는 3년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영국의 경우 오는 9월까지 모든 성인에게 백신을 접종 계획이지만 다른 저소득 국가는 백신 접종이 늦어지면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영국의 세계적 구호단체인 옥스팜의 건강 정책 책임자인 안나 메리어트는 “저소득 국가는 심각한 백신 공급 문제를 겪고 있다”며 “”바이러스 유행 기간이 길어질 수록 돌연변이 발생 위험도 커지고, 백신 효능도 무력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소득 국가들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이 이끄는 다국가 백신연합체인 코박스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코박스는 올해 말까지 백신 20억회분을 전세계에 공평하게 배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10억7000만회분 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고소득 국가들이 직접 제약사와 공급 계약을 체결에 나서면서 백신을 사재기 했기 때문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부자 국가의 젊고 건강한 성인이 가난한 국가의 노인·보건종사자보다 백신 접종을 먼저 맞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한 바 있다.

코박스를 통한 백신 공급이 불확실해지자 개발도상국과 아프리카연합(AU) 등은 직접 백신 확보에 나설 수 밖에 없게 됐다. 이미 아프리카연합은 지난 13일 백신 2억7000만회분을 임시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케이트 엘더 국경없는의사회의 백신정책자문관은 “고소득 국가는 제약 회사에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백신을 확보했고, 저소득 국가는 공급 제약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신 개발 노하우와 기술을 공유해 백신 공급을 더 늘려야 했다고 덧붙였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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