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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공급지연에 유럽 각국 반발…“심각한 계약 위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 감축
화이자도 초기 물량 공급 난항
이탈리아 등 “법적 대응” 경고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이탈리아]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변이 바이러스 출현 등으로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코로나19 백신의 초기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유럽 각국이 반발하고 있다.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들은 백신 공급 지연 사태와 관련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를 상대로도 법적 대응 가능성을 경고했다.

23일(현지시간) BBC와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 대변인은 전날 “코로나19 백신의 초기 공급 물량이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익명을 요구한 유럽연합(EU)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1분기 공급량이 예상보다 60% 정도 줄어든 3100만 회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3월까지 유럽 27개국에 8000만회분의 백신을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이달 말께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도 초기 공급 물량이 예상보다 줄어들 예정이다. EU 집행위원회는 화이자에 총 6억회분의 백신을 주문했다.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익명을 요구한 유럽연합(EU)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1분기 공급량이 예상보다 60% 정도 줄어든 3100만 회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로이터]

이에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백신 공급량 감축을 통보했다”며 “이는 심각한 계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스트라제네카가 계약 사항을 준수하도록 하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자 모든 법적 수단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의 일괄 계약을 통해 올 1분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800만도스(1회 접종분)를 공급받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백신 생산을 맡긴 인도 위탁업체의 공장 화재 등에 따른 생산 차질로 공급 가능 물량이 340만 도스로 60%가량 줄 전망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벨기에 생산 공장 시설 확충 공사로 백신 공급량을 30%가량 줄이겠다고 통보한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를 상대로도 최근 법적 대응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이탈리아는 다른 EU 회원국과 마찬가지로 지난달 27일 화이자 백신 접종을 개시했으며, 23일 현재까지 131만 명이 맞은 것으로 집계됐다. EU에서 독일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공급받은 물량의 70%를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화이자 측이 갑작스럽게 백신 공급을 줄이기로 하면서 전체적인 접종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의료 현장에서는 벌써 백신 부족 현상을 체감하고 있다. 최근 며칠간 일일 접종 규모가 2만 도스 안팎으로, 9만 도스 이상을 기록하던 2주 전에 비해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유럽의 다른 국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오스트리아 루돌프 안쇼버 보건장관도 백신 공급 차질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스트리아는 3월까지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200만회분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했으나, 60만회분만 기한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 당국은 백신 공급 지연에 대해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리투아니아도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받기로 한 초기 물량의 80%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헝가리는 EU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승인이 지체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러시아제 스푸트니크Ⅴ백신 200만회분을 계약했다.

유럽 내 EU 비회원국들도 사정이 마찬가지다. 스웨덴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공급 첫 달에 100만회분 계약을 했으나, 70만회분만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 21일 백신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이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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