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현대차·기아차의 판이한 애플·인텔 대응법 [株포트라이트]
삼성전자 잇따른 해외 보도에 ‘코멘트 대응’
현대·기아차는 자율공시…한 달후 재공시로 재차 입장 밝히기로

[헤럴드경제 정순식 기자]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이슈에 나란히 휘말렸습니다. 삼성전자는 인텔이 현대·기아차는 애플이 상대입니다. 뉴스가 전해질 때마다 주가는 요동을 쳤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나란히 언론 보도로 전해진 협업 소문에 양사의 대응은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삼성전자는 언론에 대한 코멘트 대응 정도였다만, 현대·기아차는 공시를 통해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해 대조를 이뤘습니다.

[헤럴드DB]
삼성전자 “고객사 관련 사안은 확인할 수 없다”

미국의 IT전문매체 세미어큐리트를 통해 삼성전자가 인텔과 최근 파운드리 계약을 맺었다는 보도가 전해진 건 지난 21일 오후였습니다. 이 소식이 전파되자 삼성전자는 오후 시간외 거래에서 초강세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마침 다음날 인텔의 실적 발표 일정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기자들의 문의가 잇따랐고, 삼성 측은 “고객사와 관련된 사안은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대응했습니다. 이는 주요 기업들의 거래 관계에 대한 취재 문의가 이어질 때 단골처럼 등장하는 문구입니다. 서로의 거래 관계가 노출되는 데 대해 비밀유지약정 등이 체결돼 있을 수 있고, 거래 관계가 경쟁사들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돼 봐야 전혀 도움이 될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다음달 인텔의 실적발표에서 CEO로 내정된 팻 겔싱어의 입을 주목했지만, 직접적인 언급은 얻을 수 없었습니다. 팻 겔싱어는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7나노 공정의 문제를 회복했다며 “2023년 생산될 7나노 칩 대부분은 내부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겔싱어는 그러면서도 “다만 우리의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특정 기술과 제품에 대해선 외부 파운드리 이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 파운드리 활용은 정식 취임한 후에 밝힐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지난 22일네는 블룸버그통신이 “삼성전자가 100억달러(약 11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외신을 통해 파운드리 보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서도 “현재도 오스틴 공장 증설은 계속 검토중인 사안이지만 투자 규모나 시기는 결정된 바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이번주 28일 확정실적을 발표하며 이뤄지는 컨퍼런스콜에서 어떤 언급이 나올 지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현대·기아차 나란히 자율공시…한 달 후 재공시

현대차와 기아차 또한 최근 잇따라 애플과의 협업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이에 대한 현대·기아차의 해명 또한 삼성전자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결정된 바가 없다는 공식 입장으로 쏟아지는 언론의 취재에 응대했습니다. 다만 방법은 크게 달랐습니다. 지난 8일 현대차는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미확정) 제목으로 공시를 냅니다. 이 공시에는 풍문 또는 보도의 내용, 보도 매체, 발생일자, 해명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현대차는 “당사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라며 “상기 내용과 관련하여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공시 예정일은 다음달 8일입니다. 이는 지난달 20일 기아차에서도 동일하게 반복됐습니다. 기아차는 역시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미확정) 제목의 공시를 통해 “당사는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 기업들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바 없다”라며 “상기 내용과 관련하여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아차의 재공시 예정일은 다음달 19일입니다. 현대차의 공시 내용 가운데 애플사 이름이 언급되지 않은 점이 눈길을 끕니다. 현대·기아차가 삼성전자와 대응법이 달랐던 건 해당 공시가 자율공시이기 때문입니다. 거래소로부터 주가의 급격한 변동에 대해 설명을 해달라 요청을 받는 건 조회공시라 부르지만, 이번 건은 상장기업이 자율적인 판단으로 기업의 주요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공 한다는 점에서 '자율공시'라 부릅니다. 자율공시를 통해 쏟아지는 취재 요청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음은 물론, 투자자들에게는 평등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현대·기아차로서는 주가의 변동성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자, 공시로 대응을 하는 게 보다 적합할 것이라 판단한 듯 합니다. 일단 현대·기아차가 재공시 예정일을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해당 일정에 가까워 올수록 주가의 변동성도 커질 것 같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여전히 확정된 바 없다고 밝히며 재차 재공시 일정을 밝힐 수도 있습니다.투자자들은 이 일정을 미리 메모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현대차는 26일, 기아차는 27일 실적을 발표합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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