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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CBM·핵잠수함 등 노후화 가속…美, 핵전력 강화 놓고 딜레마
실전 배치 반세기 ‘미니트맨-3’ 대체 ICBM 개발 중
신형 핵탄두 장착 ICBM 효율성 놓고 갑론을박
3대 핵전력 현대화에 1368조원 필요
핵 현대화 비판 바이든…전략 수정 여부 관심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토미사일(ICBM) 미니트맨-3. [abc 뉴스]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세계 최강의 핵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미국이 핵무기 운용 능력 유지 및 향상 방안을 두고 고민에 빠져 있다.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전략폭격기, 전략핵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노후화로 인해 세대교체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규모의 재원 지출이 불가피한 핵전력 개발·운용의 특성상 차세대 ICBM 개발·배치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는 데다, 핵군축 의무 준수 문제와 맞물리며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전 배치 반세기 ‘미니트맨-3’ 대체 ICBM 개발 중

미군의 주력 핵탄두 장착 ICBM은 지난 50년간 운영된 ‘미니트맨-3’다.

미니트맨-3는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린든 존슨(1963~1969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 개발에 착수했으며 1970년 첫 실전 배치됐다.

당시로서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다탄두 ICBM이었다.

미국은 현재 400여기의 미니트맨-3를 보유-운용 중이며 몬태나, 노스다코타, 콜로라도 등 지하 기지에 배치 중이다.

미 국방부는 노후화된 미니트맨-3를 대신할 차세대 핵탄두 장착 ICBM을 개발 중이다.

앞서 미 공군은 지난해 8월 군수기업 노스럽-그루먼사와 신형 미사일 개발·생산과 관련해 133억달러(약 15조원)의 계약을 맺기도 했다.

미국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 3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탄두가 장착되지 않은 채 발사되고 있다. [미 공군]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완성된 신형 ICBM은 2029년에 미군으로 인도, 2075년까지 운용될 예정이다.

AP 통신은 미니트맨-3를 신형으로 교체하는 비용을 958억달러(약 110조원)로 추산했다.

신형 핵탄두 장착 ICBM 효율성 놓고 갑론을박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니트맨-3를 대체하기 위한 신형 ICBM 개발에 거액의 자금을 투입하는 것의 효율성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는 형국이다.

ICBM 옹호론자들은 3대 핵전력 중 ICBM이 가장 대응 속도가 빠른 무기라는 점이 장점이라고 주장한다. 전략폭격기는 공항에서 이륙해 목표물에 도달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전략핵잠수함은 적의 눈을 피해 가까이 다가가기엔 용이하지만 지휘부와의 의사소통이 힘들다는 단점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ICBM이 전략핵잠수함이나 전략폭격기의 수중 탐지 능력이나 공중 방어 기술 개발을 가로막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다만, 양측 모두 핵탄두 장착 ICBM이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에 대한 공포로 인해 미국과 러시아·중국 등 핵 보유 초강대국 간의 핵전쟁 위험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다.

상호확증파괴는 냉전 시대 미국과 옛 소련이 채택한 핵무기 운용 전략이다. 핵무기 공격을 받으면 반드시 보복해 상대방을 절멸시키는 개념이다.

3대 핵전력 현대화에 1368조원 필요

신형 ICBM 개발과 함께 신형 전략핵잠수함과 신형 장거리 핵폭격기를 개발하는 작업은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시작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어받았다.

미국은 현재 오하이오급 전략 잠수함을 대체하려고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가능한 ‘컬럼비아급’ 전략 잠수함을 개발 중이다.

미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고 있는 모습. [미 해군]

가장 오래된 오하이오급 전략 잠수함은 오는 11월이면 실전 배치 4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운용된 지 66년이 된 최고령 폭격기 B-52와 1970년대 말에 고안된 B-2를 대체할 준비를 마치고 신형 장거리 핵폭격기 ‘B-21 레이더(Raider)’도 내년 첫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대대적인 핵전력 대체에 나선 만큼 비용 역시 천문학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9년 미 의회예산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마련한 핵 현대화 계획의 비용이 2019년부터 2028년까지 4940억달러(약 55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AP 통신은 향후 수십년간 미국이 보유한 핵전력을 모두 신형으로 교체하는 비용이 1조2000억달러(약 1368조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핵 현대화 비판 바이든…전략 수정 여부 관심

천문학적인 비용으로 책정된 미국의 신형 핵무기 체계 개편이 완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당선되면 해당 계획을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은 “핵무기 과잉 의존 전략으로 인한 과도한 핵무기 지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공군이 개발 중인 신형 전략핵폭격기 B-21 레이더(Raider)의 모습. [미 공군]

빌 클린턴 전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 등은 ICBM 없이도 미국의 안보가 지켜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선 핵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의 5년 연장에 러시아와 합의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핵탄두 탑재 ICBM을 러시아와 상호 감축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겠다는 구상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바이든 미 행정부가 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는 ‘노 퍼스트 유즈(No First Use)’ 선언에 나설지도 관심하다.

다만, 미국의 ‘핵우산’ 덕분에 핵개발에 나서지 않고 있는 동맹국에 안보 불안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선언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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