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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안 만나줘”, “홧김에”…언론에 보도된 97명의 女살해 이유
친밀한 관계서 여성 살해·미수 1.6에 한번 꼴 보도
상담소 “자기 뜻대로 따라주지 않아 살해”
[123RF]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지난 한 해 동안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여성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에 처한 사건이 1.6일마다 한 건씩 보도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사단법인 한국여성의전화는 “2020년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게 살해되어 보도된 여성은 97명, 살인미수에 그쳐 살아 남은 여성은 131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상담소에 따르면 혼인이나 데이트관계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 살해 피해자 연령은 20대가 15.4%로 가장 높았다. 이어 ▷50대 14.9%, ▷40대 14.5%, ▷30대 13.2%, ▷60대 5.6%, ▷70대 이상이 3.1%, ▷10대 2.2%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에서도 배우자 관계에서의 살인 및 살인미수는 95건, ▷데이트 관계 125건, ▷기타 8건에 달한다. 주변인에 의한 살인 및 살인미수 범행은 57건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범행 동기로는 여성이 만나주지 않거나 다툼 중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자들이 밝힌 범행 동기로는 피해 여성이 ‘이혼이나 결별을 요구하거나 가해자의 재결합 및 만남 요구를 거부해’가 53명(23.3%)으로 제일 높았다. 이어 ▷‘홧김에, 싸우다가 우발적’ 52명(22.8%), ▷‘다른 남성과의 관계에 대한 의심 등 이를 문제 삼아’가 34명(14.9%), ▷‘자신을 무시해서’ 9명(3.9%), ▷‘성관계를 거부해서(성폭력)’ 6명(2.6%)으로 나타났다.

상담소는 “언뜻 보면 각기 다른 이유인 듯 보이지만, 크게 보면 결국 모두 ‘자기 뜻대로 따라주지 않아서’라는 아주 단순한 이유와 연결된다”며 “가해자들에게 피해 여성은 그저 자신이 시키는 대로 따라주어야 하는 존재며 여기에서 벗어날 경우 언제든 제 맘대로 해쳐도 되는 존재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담소는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피해자는 최소 1072명, 살인미수까지 포함하면 2038명, 피해자의 주변인까지 포함하면 2514명이다”며 “1.6일마다 1건의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관련 사건이 보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공식 통계를 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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