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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희라의 동방불패] 中회사채 대란…글로벌 금융시장 폭탄되나
1년 내 만기도래 1.3조 달러
투자자 장기채 인수 꺼리면서
듀레이션 줄고 부도율은 늘어
정부 지원 없으면 대란 가능성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중국 회사채 규모가 1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의 신용저하와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급증하면서 글로벌시장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2개월 안에 상환해야 할 중국 내 회사채 규모는 1조3000억달러로 미국(1조달러)보다 30%, 유럽(8000억달러)보다 63% 많은 수준이다.

중국의 디폴트 규모는 2016년 이후 4년 연속 155억 달러를 넘고 있다. 지난달엔 이 기록마저 깨트렸다. 중국 정부가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면서 대형 국유기업마저 부도 위기에 빠질 정도다.

중국 재정부가 지분 57%를 보유한 화룽자산관리공사는 역외채권만 220억 달러 어치를 발행했다. 미국·유럽 자산운용사 뿐 아니라 한국 투자기관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시장을 위협하는 불씨로 번질지는 중국 정부의 지원 여부에 달려있다.

중국의 발행 채권 만기는 최근 몇 년새 계속 짧아며 올해 1분기 3.02년으로 줄었다. 이는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6년(3.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채권 만기가 짧아질 수록 그만큼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회사채 평균 만기가 늘고 있는 것과도 대조적인 모습이다.

ING은행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리스 팡은 “신용위험이 증가하면서 투자자는 만기가 짧은 채권에만 투자하길 원하고, 또 채무 불이행이 증가함에 따라 만기가 긴 채권의 차입 비용이 더 비싸지면서 발행 기업도 만기가 짧은 채권을 팔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장기 채권시장을 키우려 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중국 투자사인 아빅 트러스트(AVIC Trust)의 수석 전략가 우자오인은 “사회보장기금과 보험사가 장기채권의 주요 수요자이지만, 시장에서 입지는 제한적”이라며 “장기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에 중국에서 장기 채권을 발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해외 연기금 등 장기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지난 몇 년동안 생명보험사와 펀드 등에 대한 외국인 소유 한도 폐지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금융사들의 장기자금 관리 계획이 부재한 가운데 국영기업의 고위급 임원도 3~5년마다 물갈이되면서 경영방침이 오락가락이다.

결국 중국의 회사채 시장은 매우 짧은 발행주기 인한 차환 및 상환위험이 더욱 커지게 됐다.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발행한 역외채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향후 12개월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역외채권만 1670억 달러 규모로 알려졌다.

ING은행의 팡 이코노미스는 “중국에서 앞으로 이같은 상황이 10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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