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연합]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이르면 이번주 매각 주간사를 선정한다. HAAH오토모티브가 투자 의향을 철회하지 않은 가운데 국내 업체의 참여 가능성이 높지만, 실제 매각 성사까지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조만간 매각 주간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날부터 증권사와 회계법인 등 7∼8군데의 프리젠테이션(PT)도 진행한다.

쌍용차는 선정된 매각 주간사를 통해 인수 의향을 밝힌 업체 4∼5곳을 추려 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인수의향서를 토대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구체적인 매각 금액은 내달 10일까지 제출될 조사보고서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계속기업가치 여부 역시 이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는 청산보다 회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업계가 예상하는 매각 금액은 2800억원에서 3000억원 규모다. 유력 투자자였던 HAAH오토모티브가 유상증자로 2억6000만 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언급했던 것이 근거다.

HAAH오토모티브의 인수 의향은 여전하다. 여기에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에디슨모터스와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 등이 인수 의향을 밝혔다. 중국과 미국 업체도 공개 입찰시 참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매각 성사 여부는 예단할 수 없다. 거론되는 인수 후보 가운데 HAAH오토모티브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의 자금 동원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쌍용차 역시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다.

일각에선 내달 예정된 입찰 공고와 7월 중으로 계획됐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이 순연될 것이란 목소리도 들린다.

쌍용차 관계자는 “(HAAH오토모티브 이외 업체는) 해외 판매 네트워크를 확보하지 않아 인수 후에도 미래가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는 회생계획안의 핵심인 인력 구조조정 문제를 두고도 고심 중이다. 쌍용차 노조가 3박4일간 평택 공장에서 국회까지 도보 행진을 하며 정부에 대출 등 경영 정상화 지원을 촉구하면서 구조조정에 반대 의사를 밝혀 갈등이 불거질 우려도 크다.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노동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것만큼은 고민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