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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모펀드 사태 벌써 잊었나…예금처럼 보험 파는 은행들 [인더머니]
판매수수료 펀드의 2배
금리·복리·비과세로 유혹
필요성·유지비용 등 간과
상담 등 서비스도 어려워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70대 A씨는 적금을 찾으러 은행에 갔다가 ‘2%대 저축상품’ 이라는 쓰여진 현수막을 보고 창구 직원과 상담을 했다. 적금에 가입하면 1%도 안되는 금리에 세금까지 떼면 보관만 한 꼴이라 2%가 넘는 금리에 눈이 번쩍 뜨였다. 은행원도 복리에 10년 만기시 비과세인 저축보험 상품을 권유했다. A씨는 큰 고민 없이 가입서류에 자필 서명을 했다.

#50대 B씨는 주거래 은행에서 건강보험에 가입했다. 나중에 설계사에게 물어보니, 은행에서 가입한 보험은 간편가입 보험이었다. 가입 절차가 간편하지만 보험료는 더 비싼 상품이었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인 방카슈랑스이 급증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사모펀드 사태로 고위험 펀드 판매가 어려워지자 은행들이 비이자수익을 늘리려고 판매 수수료율이 펀드의 2배가 넘는 보험상품 판매에 집중하면서다.

특히 저축성이 짙은 생명보험사 상품이 잘 팔린다. 1분기 보험사별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를 보면 삼성생명이 7300억원에 달해 전년도 5859억원에서 25% 늘었다. 교보생명은 465억원으로 전년(446억원)보다 소폭 늘었고, 동양생명은 5972억원에 달해 전년(3428억원) 대비 74% 급증했다. 한화생명만 유일하게 전년 1020억원에서 667억원으로 감소했다. 변액보험을 주로 파는 미래에셋생명은 1조217억원으로 전년(3807억원)보다 무려 168% 늘었다.

방카는 보험사가 사후 관리를 한다. 판매 단계에서만 문제가 없다면 은행이 져야할 책임은 없다. 그런데 은행 창구에서 방카 상품을 전담하는 은행원은 보통 한 명 뿐이다. 보험 가입까지 짧게는 10분 길어야 30분이다.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기 어려운 환경이다. 저축성 보험은 만기가 긴 상품이 대부분이다. 최저보증이율이 있지만 1% 이하로 매우 낮고, 특히 가입한 지 얼마 안돼 해지할 경우 수수료 때문에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고령자에게 장기 상품 가입은 아무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투자형 상품인 변액보험은 원금손실 위험이 존재하는 만큼 더욱 꼼꼼한 설명이 필요하다.

가입 절차에 따라 친필 서명을 했다면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중도해지 하기도 힘들다. 가입 후 은행 창구 직원에게 보상 등을 상담하기는 더더욱 쉽지 않다. 온라인 보험과 마찬가지로 가입자가 보험사에 직접 연락해 문의해야 한다. 방카 판매수수료는 저축보험 0.9~2.0%, 변액보험 2.3~2.5%로 온라인 보험보다 보험료 더 높다. 서비스는 온라인 상품과 비슷한데 수수료만더 많이 내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고위 관계자는 “방카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금융소비자보호법 취지에 맞게 판매 원칙을 잘 이행하는 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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