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자율주행 등 미래 혁신 기술을 향한 여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3일 미국으로 출국해 보스턴에 있는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과 로봇개발회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본사를 잇따라 방문했다.

현대차그룹의 투자 발표 이후 정 회장이 모셔널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그는 모셔널 경영진과 기술 개발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고, 차세대 자율주행 기술 개발 현장을 둘러보며 현지 엔지니어들을 격려하고 사업 추진 현황 등을 점검했다.

정 회장의 이번 방문은 자율주행 등 혁신기술 분야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는 모셔널이 개발 중인 차세대 자율주행 플랫폼을 적용한 ‘아이오닉 5’를 직접 테스트하는 등 양사 간 협업 프로젝트도 점검했다. ‘아이오닉 5’는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 등 모셔널이 축적한 기술력을 집약한 모델이다.

아울러 모셔널의 자율주행 핵심 기술개발 역할을 맡은 모셔널 피츠버그 거점을 찾아 자율주행 차량 설계 및 개조 시설과 인프라를 점검하고 연구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정 회장의 이번 방문으로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중립적인 기술 전문 기업으로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와 다양한 방식으로 연대가 가능한 협업 시스템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투자 합작사 모셔널의 일반도로 무인 자율주행차 주행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모셔널은 ▷2015년 최초의 완전자율주행차 미 대륙 횡단 ▷2016년 세계 최초의 로보택시 시범사업(싱가포르) ▷20018년 이후 세계 최대 규모의 일반인 대상 로보택시 서비스 상용화(라스베이거스) 등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발전을 선도했다.

지난해엔 미 네바다주에서 업계 최초로 무인 자율주행 테스트 면허를 획득했다. 오는 2023년에는 리프트(Lyft)와 함께 무인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이어 현대차그룹이 인수를 진행하고 있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본사도 처음으로 찾아 현지 경영진과 로봇 산업의 미래와 트렌드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을 나눴다.

이어 양산형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과 사람과 같이 두 다리로 직립 보행을 하는 ‘아틀라스(Atlas)’, 최대 23㎏ 짐을 싣고 내리는 작업이 가능한 ‘스트레치(Stretch)’ 등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다양한 첨단 로봇 기술들을 체험했다. 스트레치는 내년 중 스팟에 이어 두 번째로 상용화된다.

현대차그룹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는 글로벌 로봇 시장이 기술 혁신과 자동화 로봇 수요로 급성장하는 추세에 따른 행보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를 핵심 미래 사업 분야로 육성해 고객에게 한 차원 높은 경험과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룹 내 자체 로봇 개발 역량 향상부터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및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고령화, 언택트로 대표되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안전, 치안, 보건과 로봇을 활용한 재난 구조 등 공공 영역의 역할 확대도 예상된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개최된 타운홀 미팅에서 “미래에는 로봇이 사람 곁에서 상시 도움을 주는 비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로봇이 알아서 충전하고 스케쥴 관리를 수행하는 동안 사람은 더 생산적인, 창의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4족 보행 로봇 스팟. [현대차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