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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니콘기업 상장 요건 완화 기대...마켓컬리 국내증시로 전격 유턴
미국 상장 이해득실 따진 후 결정
김슬아 대표 경영권 방어전략 관심

‘제2의 쿠팡’을 꿈꾸며 미국 상장을 추진하던 마켓컬리가 국내 상장으로 가닥을 잡은 배경에는 유니콘기업에 대한 국내 기업공개(IPO) 여건 개선 기대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 구조가 국내 시장 중심인데다, 상장 후 유지·관리에도 국내 증시가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 경영권 방어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슬아 컬리 대표는 전날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만나 국내 증시 상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손 이사장이 컬리의 국내 상장을 권유하며 이점을 적극 어필했고, 김 대표가 미국과 국내 상장 이해득실을 저울질한 후 국내 상장으로 방향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거래소는 성장 잠재력이 큰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들의 국내 상장을 독려하기 위한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다.

앞서 쿠팡의 미국 나스닥 상장 이후 쏟아진 미국 상장추진 러시에 우량 기업들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거래소는 지난 3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요건을 완화하는 등 구체적인 대책도 제시했다. 현재까지 적자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어려웠지만, 이제는 시가총액 1조원이 넘으면 다른 재무적 조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상장이 가능해졌다.

시장에서 컬리는 쿠팡과 같이 대표적인 ‘성장형 적자 기업’으로 꼽혀 왔다. 국내 최초로 신선식품 당일 배송 시장을 연 마켓컬리는 수도권 지역 소비자들의 인기를 바탕으로 급성장했다.

2015년 30억여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9530억원으로 5년 사이 300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적자 폭도 함께 커져 지난해 영업손실은 1160억원에 달했다. 누적 적자는 2700억원 가량이다.

김슬아 대표의 경영권 방어는 다음 과제다. 최근 투자유치 이후 김 대표의 현재 지분은 6%대 중반으로 추정된다.

국내와 달리 차등의결권(복수의결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도 김 대표가 미국행을 고려했던 이유지만 경영권 보호 장치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상장 후 최대주주와 우호주주 간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 체결을 통해 창업자의 경영권을 보호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면서다. 또, 최근 정부와 국회가 비상장사의 차등의결권을 허용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마켓컬리는 최근 2250억원 규모 시리즈F 투자에서 기업가치 2조5000억원을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리즈E 투자 이후 1년여만에 2.6배 오른 가치다. 업계에 따르면 컬리의 장외주식 시세는 올해만 200% 넘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장시 최대 5조원 가량의 기업가치를 희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세진 기자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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