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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테크 군기 잡자 항셍지수 연일 급락세…서학개미 ‘울상’[株포트라이트]
항셍지수 최근 7.3% 급락…알리바바·텐센트 12%↓
미중 갈등 속 미국 진출한 빅테크 옥죄는 중국 정부
“성장성 고려시 단기 변동성에 그칠 것…추세에 방점”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최근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가 본격화하자 홍콩의 항셍지수가 연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홍콩 증시에 상장된 테크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온 서학개미들의 수익률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홍콩 증권가에 따르면 항셍지수는 최근 들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날 27153.13으로 거래를 종료하며 2.89%의 하락율을 기록했다. 항셍지수가 3만까지 육박했던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최근 2주 새 7.3% 떨어졌다.

항셍지수에서도 기술주들의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알리바바는 전날 197.30홍콩달러로 마감하며 4% 이상 폭락했다. 220홍콩달러를 넘었던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주가가 11% 넘게 급락했다. 텐센트 역시 전날 3.74% 떨어진 528홍콩달러를 기록하며 최근 2주 동안 12% 가까이 하락했다. 중국이 지난 7일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이같은 급락세에 홍콩 주식을 대거 사들인 서학개미들의 불안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최근 한 달 간 홍콩에 상장된 텐센트와 알리바바를 전날 기준 각각 3026만달러, 1245만달러를 사들였다. 이는 전체 해외주식 순매수 순위에서 각각 9위, 35위에 해당한다.

홍콩 증시의 급락세는 미·중 갈등 불안 속에서 미국에 상장한 테크 기업들을 옥죄는 중국 정부의 조치 등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전날 알리바바를 포함한 22개 기업에 대해 반독점 위반 벌금을 각각 50만위안씩 부과했다. 미국 증시 상장을 강행한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에 대해 국가안보법 위반 심사를 실시한다고 밝힌 데 이어 공세의 수위가 한층 거세졌다.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뉴욕 증시 입성을 막고 고강도 단속 등에 나서는 것은 미·중 갈등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과거 트럼프 정부 당시 무역 문제에서 촉발된 미·중 갈등은 군사, 외교 분야를 넘어 기술과 정보 분야로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전되는 분위기다.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중국을 건드리는 세력은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것 역시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의 압박에 대해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지금과 같은 홍콩 증시의 변동성이 단기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 규제 정책에 대한 우려로 지수의 추가 조정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 빅테크들의 성장 잠재력을 감안하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박인금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독점 규제 이슈로 충분한 조정을 걸친 알리바바, 텐센트 등 대표적인 중국 인터넷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저점에 근접해 있다”라며 “사업 확장을 통한 외형 성장에서 영향이 불가피하겠지만 중장기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강화된 정부 규제는 해당 기업에 단기 진통을 유발하겠지만 반독점 및 보안 심사가 본질적으로 반(反)플랫폼 경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라며 “장기적으로 인터넷 기업의 혁신 활력을 높이고 경쟁력과 성장성을 더욱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홍콩 증시의 단기적인 변동성보다는 추세에 방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중 간 갈등 속에서도 양국의 협력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갈등의 수위가 더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간의 갈등은 장기전으로 트럼프 집권기보다는 갈등 강도가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기후변화 등 글로벌 문제해결을 위해 중국과의 협력이 필요하고 미국 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출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제재를 실행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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