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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사 모두 불만족…“소상공인 위기 외면” vs “1만원 약속 물거품” [내년도 최저임금 9160원]
5.1% 오르는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
경영계·노동계 모두 강한 유감 표시
“중소기업·소상공인, 이제 고용유지 못 한다”
노동계 “문재인 정부, 저임금 노동자들 우롱”
올해보다 5.1% 오른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 9160원을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모두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경영계는 코로나19로 생존위기에 몰린 소상공인을 외면했다며 이에 따른 결과를 노동계와 공익위원이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동계는 문재인 정부가 1만원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며 분노했다. 사진은 12일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진행 중인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투쟁문화제를 열고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올해보다 5.1% 오른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 9160원을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모두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경영계는 코로나19로 생존위기에 몰린 소상공인을 외면했다며 이에 따른 결과를 노동계와 공익위원이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동계는 문재인 정부가 1만원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며 분노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전국경제인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소상공인연합회 등 주요 경영계 단체들은 13일 일제히 입장문을 내고 최임위 결정에 대해 비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중소·영세기업, 소상공인의 지급 능력을 명백히 초월했다”며 “이로부터 파생되는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은 경제 현실을 외면한 채 이기적 투쟁을 거듭한 노동계와 공익위원이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사용자위원들도 전날 열린 제9차 전원회의에서 9160원으로 인상하는 안건이 표결에 부쳐지자 반발해 퇴장하면서 비슷한 맥락을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경제주체들의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5.1% 인상된 9160원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은 유감”이라며 “최저임금을 5.1% 인상하는 것은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물론 기업인들을 한계 상황으로 내몰고 실업난을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인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입장을 대변하는 중기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내고 고용유지가 더이상 불가능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중기중앙회는 이날 논평에서 “중소기업 현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경영난 극복과 일자리 유지를 위하여 최선을 다했지만, 장기간 계속된 위기경영에 기초체력이 바닥났다”고 강조했고,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안정화로 사업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인상돼 그나마 유지하던 고용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렸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주장한 노동계도 크게 반발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전날 회의장 퇴장 후 기자들과 만나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3.6~6.7%는 도저히 받아들이고 논의할 수 없는 수치”라며 “이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며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희망 고문하고 우롱한 것에 대해 매우 분노스럽고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노총도 일부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표결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모두가 다 힘든 상황에서 한국노총이 책임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찬성표를 던졌다”면서도 “수백만 저임금 노동자들께 원하는 만큼의 인상률을 달성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경영계와 노동계가 이번 최저임금 결정을 두고 모두 불만족하면서 양측 갈등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민주노총이 준비 중인 10월 총파업 수위도 한층 더 거세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 관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올해는 코로나 장기화로 노‧사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어 있기에 최저임금 심의과정에서 그 어느 해보다 노‧사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고 한다”며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상대방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힘을 합쳐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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