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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한 일은 아무것도 아니에요”…hy 프레시매니저 김옥저씨의 25년째 이어지는 얼굴없는 후원
부산 해운대구, ‘hy 프레시 매니저’ 김옥저씨 인터뷰
프레시 매니저 일을 하며 만난 고객 자제분 계기, 25년간 ‘소화영아재활원’ 후원
"내가 한 일은 큰 일 아냐"…모습 드러내지 않는 ‘얼굴 없는 후원자’
25년째 ‘얼굴 없는 후원자’로 지역사회에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hy 프레시 매지너 김옥저씨.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부산에 위치한 ‘소화영아재활원’에는 지난 25년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주 야쿠르트 120개와 유산균 ‘윌’ 10개가 배달된다.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얼굴 없는 후원자’가 보내는 따뜻한 마음에 원생들은 손편지와 삶은 계란, 사진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듣기에도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사연은 30년째 hy(옛 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김옥저(70세)씨의 얘기다.

“저보다 더 대단하신 분들이 많으세요. 제가 한 일은 아무것도 아니에요”라며 손사래를 치는 김 메니저의 남모르는 선행은 프레시 매니저로 일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지역 곳곳에 제품을 전달하다 보니 지역을 좀 더 세심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것. hy 프레시 매니저 조직을 활용해 지역사회의 안전망을 촘촘하게 하려는 지자체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매지너의 선행은 ‘작은 우유’ 하나에서 시작됐다. 프레시 매니저로 활동하기 전부터 봉사에 관심이 많았던 김 매니저는 혼자계신 어르신이 우유가 드시고 싶은데 못 드시는 걸 보고 너무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런 김 매니저에게 우유 하나는 제품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어머니, 잘 지내시죠?’하고 안부를 물어볼 수 있는 매개체였던 것이다.

작은 우유에서 시작한 봉사활동은 점차 범위도 넓어져갔다. 독거 어르신에게 우유를 지원하고, 베트남 참전용사 무료급식소에 ‘윌’을 후원했다. 규모가 커지자 매니저에게 부담될 것을 우려한 주민센터 직원이 오히려 말리기까지 하는 일도 있었다. 지금은 각 지자체별로 홀몸 어르신을 지원해주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당시에만 해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 매니저가 소화영아재활원에 얼굴 없는 후원자가 된 계기도 일을 하면서 우연히 자폐아동을 알게 되면서다. 아동 어머니에게 야쿠르트 50개를 건넨 것이 25년간의 후원으로 이어진 것.

하지만 김 매니저는 “세상에는 더 대단한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한사코 본인이 한 일이 크지 않다고 손사래를 친다. 재활원에 가면 교육봉사, 의료봉사, 이·미용 봉사 등 파트별로 다양한 활동으로 재능과 시간을 기부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자신의 일은 너무 작다는 것이다.

김 매니저가 원에서 실시하는 후원자들을 위한 행사 초대에 한 번도 얼굴을 내밀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심지어 같은 사무실 동료들조차 김 매니저의 이같은 선행을 거의 알지 못한다고 한다.

수줍게 웃으며 누가 알아주길 원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고 하는 김 매니저는 오히려 “불편한 몸일텐데, 내가 해주는 것에 비해 받는 것이 너무 크다”고 말한다.

선행을 오히려 자신에 대한 ‘위로’로 받아들이는 김 매니저는 “프레시 매니저 일은 자연스레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게 한다”며 모두가 서로를 좀 더 배려한다면 조금 더 건강하고 정감있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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