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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앤코, 남양유업 인수 D-1….‘오너 변심’ 소송 초읽기
원만한 종결 여부 초미의 관심사
소송 돌입땐 ‘한앤코 유리’ 지배적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와 국내 우유 시장점유율 2위 업체 남양유업의 인수·합병(M&A) 대금지급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거래의 원만한 종결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변심으로 딜 성사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양측의 소송전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소송전에서는 한앤코가 승기를 잡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지난 5월 27일 홍 전 회장을 비롯한 남양유업 오너 일가 지분 53%를 3107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 오는 31일까지 대금을 지급하고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그러나 홍 전 회장이 돌연 주주총회를 연기해 SPA 체결 안건을 통과시키지 않는 행보를 보임에 따라 딜 성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 전 회장이 일찌감치 LKB앤파트너스를 변호인으로 선임하는 등 소송을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앤코 또한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법적 공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는 매도자가 단순 변심으로 딜 성사를 피하는 상황임에 따라 소송이 진행될 경우 한앤코에 매우 유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 전 회장이 이 같은 행동을 보이는 데 대해 IB업계는 매각 가격의 인상을 노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SPA 체결 당시보다 높은 가격에 팔고 싶은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앤코와 가격 재협상이 어려우면 다른 인수자를 찾아나서겠다는 심산으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이는 계약 체결 전에 논의해야 할 사안으로, IB업계는 그야말로 ‘딴지’의 수준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앤코 측은 당시 남양유업을 ‘비싸게 샀다’는 평가를 받기도 해 현재의 상황이 황당할 따름이다. 계약체결일 기준 남양유업의 시가총액은 3161억원이었다. 한앤코는 시가총액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해 5904억원에 평가, 53%의 지분을 3107억원에 인수하기로 했었다. 시장가의 1.8배를 더 준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고평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는 업계 1위 기업인 매일유업의 시가총액(5710억원)조차 넘어서는 밸류에이션이었다. 이에 남양유업의 부정적인 기업 평판 리스크와 낮은 성장성을 고려하면 현 가격대에서 매각가를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남양유업은 시장 축소로 10년간 매출이 줄어든 데다 6분기 연속 약 1000억원에 이르는 누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더불어 홍 전 회장은 올 상반기 거액의 급여를 수령하며 주주들로부터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 회사 매각과 함께 회장직 사퇴를 선언한 그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3억원 이상 증가한 8억800만원을 급여로 수령했다.

이에 한 소액주주는 홍 전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났는데 왜 더 많은 급여가 지급됐는지 의문이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규탄 글을 게재한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의 기업 가치는 5년 평균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약 12배 수준에 해당된다”며 “브랜드 가치를 회복하고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막대한 투자도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미 기자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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