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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시민 안전 위협하는 ‘반지하 주택’ 없애 나간다
‘반지하 거주가구 위한 안전대책’ 수립
주거 용도의 반지하 건축허가 전면 불허 추진
유예기간 주고 주거용 반지하 줄여 나가기로
지난 8일 오후 9시 7분께 서울 관악구 부근 한 빌라 반지하에 폭우로 침수된 일가족 3명이 갇혀 신고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사고가 난 빌라 바로 앞 싱크홀이 발생해 물이 급격하게 흘러들었고, 일가족이 고립돼 구조되지 못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서울시가 지하·반지하 주택을 없애 나가기로 했다. 앞으로 지하·반지하는 사람이 사는 주거 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되며 반지하 주택 일몰제를 추진해 주거용 지하·반지하 건축물의 용도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지하·반지하 거주가구를 위한 안전대책을 10일 발표했다. 115년 만에 내린 기록적인 집중 호우로 반지하 주택 침수가 잇따르며 인명 피해가 속출하자 재발방지책을 내놓은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서울시 전체 가구의 5% 수준인 약 20만가구의 지하·반지하가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단 서울시는 지하·반지하의 주거 용도는 전면 불허가하도록 정부와 협의한다.

지난 2012년 건축법이 상습침수구역 내 지하층은 심의를 거쳐 건축 불허가할 수 있도록(제11조) 개정됐으나 그 이후에도 반지하 주택은 4만가구 이상 건설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앞으로 상습 침수 또는 침수우려구역을 불문하고 지하층은 사람이 살 수 없도록 개선한다. 이번주 중으로 건축허가 시 지하층은 주거용으로 허가하지 않도록 각 자치구에 건축허가 원칙을 전달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 반지하 주택 일몰제를 추진한다. 허가된 지하·반지하 건축물에 10~20년 유예기간을 주고 순차적으로 주거용 지하·반지하 건축물을 없애 나가는 것이다.

현재 거주 중인 세입자가 나간 뒤에는 더 이상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비주거 용도 전환을 유도하되 건축주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마련할 계획이다. 근린생활시설, 창고, 주차장 등 비주거용으로 전환할 경우 리모델링을 지원하거나 정비사업 추진 시 용적률 혜택을 주는 등의 방안이 거론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빈집 매입사업’을 통해 세입자가 나가고 빈 공간으로 유지되는 지하·반지하를 사들여 리모델링해 주민 공동창고나 커뮤니티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상습 침수 또는 침수우려구역을 대상으로 모아주택,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한 빠른 환경 개선을 추진한다. 해당 지역 지하·반지하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기존 세입자는 주거상향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입주 지원 또는 주거바우처 등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달 내 주택의 3분의 2 이상이 지하에 묻혀있는 반지하 주택 약 1만7000가구를 먼저 파악해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어 전체 지하·반지하 주택 20만가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뒤 위험단계(1~3단계)를 구분해 관리하기로 했다. 관련 전문가, 기관과 함께 사례분석·연구를 통해 실질적인 개선방안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하·반지하 주택은 안전, 주거환경 등 모든 측면에서 주거취약 계층을 위협하는 후진적 주거유형으로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며 “이번만큼은 임시방편에 그치는 단기적 대안이 아니라 시민 안전을 보호하고 주거 안정을 제공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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