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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도 안된 신입사원도 수백만원씩” 성과급·퇴직금 펑펑…‘은행’ 말고 ‘金행’ 이유있네
[123rf]

[헤럴드경제=서정은·홍승희 기자] 고금리·고물가로 삶이 팍팍해지면서 고연봉, 안정된 지위를 누릴 수 있는 은행이 다시 ‘신의 직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대면 확산으로 예전만큼은 아니라고 하지만 호실적 덕에 임원뿐 아니라 일반 직원까지 고액의 성과급, 퇴직금까지 두둑이 챙길 수 있어서다.

신입행원도 명절 때 수백만원 귀성비…주변은 “부러워”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 A 시중은행은 최근 입사한 신입직원을 포함한 직원들에게 ‘귀성비’ 명목으로 설 상여금을 지급했다. 특히 설 직전에 각자 부서를 발령받은 신입사원들도 수백만원에 이르는 상여금을 챙겨 타 은행 신입직원들의 부러움을 샀다는 후문이다. 신입사원들은 계약서 작성일이 설 전으로 앞당겨진 덕에 성과급을 챙길 수 있었다. 이 은행 관계자는 “명절 귀성비는 급여에 포함된 사항”이라며 “신입직원들도 해당 급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에 채용을 진행한 B은행의 경우 명절 당시 아직 신입행원 연수가 진행되고 있어 별도의 상여 지급은 없었다. 지난해 9월에 서류접수를 시작한 B은행은 이달 중 연수가 종료되면 신입사원들을 각 부서로 발령낼 예정이다.

성과급도 후하다. 시중은행의 일반 직원들은 올해 초 성과급으로 기본 급여의 300~400%씩 받아갔다. 특히 일부 고위급 임원은 성과급 규모가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이상이다. 1년 전에도 은행들은 이자수익 호조 덕에 300%가 넘는 역대급 성과급을 챙긴 바 있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사상 최대 이익…특별퇴직금도 ‘역대급’

은행들이 성과급을 줄 수 있었던 핵심 배경은 기준금리 인상 영향 덕이다. 증시 부진으로 금융상품 판매 등 비이자수익이 주춤했으나 금리 인상으로 예대마진을 벌려 이자수익을 대폭 늘릴 수 있었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모두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다시 썼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실적이 좋더라도) 금융사 임원들의 공로로만 돌리기엔 구조적 측면이 있다”고 은행을 포함한 금융사의 성과급 잔치를 비판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은행연합회는 이자수익이 은행원의 성과급 잔치로 이어졌다는 지적에 대해 “성과급은 지난해 전체 성과에 대한 것이므로, 최근 연말연시에 급변하기 시작한 시장금리 상황이 대폭 반영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일축했지만, 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입은 수혜가 높은 인건비로 이어졌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은행은 올해 특별퇴직금에 대해서도 역대급 보상안을 내놨다. 신한은행의 경우 희망퇴직 대상을 만 44세까지 낮추고 특별퇴직금은 출생 연도에 따라 최대 36개월치 월평균 임금을 지급하고 하나은행도 최대 31개월치 급여를 지급했다. KB국민은행은 23∼35개월치 월평균 급여, 학기당 350만원의 학자금, 최대 3400만원의 재취업지원금 등을 제공했으며 우리은행 역시 24~36개월치 특별 퇴직금을 주고 최대 2800만원의 학자금, 최대 3300만원의 재취업지원금, 건강검진권, 300만원 상당 여행상품권까지 지원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의 3년치 급여의 평균은 3억~4억원에 이른다.

파격적인 퇴직금 조건에 애초 3000명이 넘는 은행원이 짐을 쌀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특별퇴직자는 전년보다도 적은 2222명에 그쳤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수입’을 선호하는 이들이 더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lucky@heraldcorp.com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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