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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년마다 오신다는 그 분” 챗GPT가 구세주 될까 [AI반도체 전쟁①]
15년마다 돌아오는 반도체 대전환기
PC·스마트폰 이어 AI 기폭제로 부상
수요 확대에 업계 화색…‘대중화’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챗GPT야, 너가 앞으로 반도체 산업에 얼만큼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저는 자연어 처리를 사용해 기계와 인간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하고 고객 피드백 및 지원을 분석하며 반도체 제조의 특정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어 처리 응용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간접적으로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챗GPT의 답변)

침체된 반도체 시장을 반등시킬 구원투수가 등장했다. 지금까지의 그 어떤 인공지능(AI)보다 대중화될 수 있을 것으로 꼽히는 대화형 AI ‘챗GPT’가 그 주인공이다. 오픈AI(OpenAI)에서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로, 이용자의 지시 메시지를 기반으로 인간과 유사한 텍스트를 생성한다.

범상치 않은 챗GPT의 인기에 반도체 업계는 반색하고 있다. 약 15년마다 돌아오는 반도체 시장의 대전환 국면을 선점하기 위해, 주요 회사들은 AI 관련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게티이미지뱅크]
PC·스마트폰 다음은 AI?…반도체 ‘15년 주기설’

반도체 업계는 통상 15년마다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기폭제’가 등장한다고 본다. 1977년 개인용 PC가 등장하며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이끄는 산업 혁명이 시작됐다. 이후 15년 뒤인1992년에는 휴대폰이 등장했고, 2007년에는 애플 아이폰이 출시되며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이러한 ‘15년 주기설’의 배경에는 무어의 법칙이 존재한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반도체 집적도는 3년마다 3~4배 가량 높아지는데, 이것이 5번 반복(15년)될 때마다 반도체 성능이 1000배 가량 향상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비약적인 성장이 새로운 제품 개발을 가능하게 하고, 반도체 시장이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셈이다.

스마트폰 시대 개막 후 다시 15년 주기가 돌아온 2022년에 새로운 기폭제로 부상한 건 AI와 자율주행이다. 특히, 챗GPT와 같은 ‘초거대 AI’ 서비스 발전에는 이를 뒷받침해줄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와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 및 AI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전례없는 불황기를 맞았던 반도체 업계를 살릴 구세주로 챗GPT가 꼽히는 이유다.

챗GPT 이용 화면 [오픈AI 갈무리]
“내 일을 대신해주는 AI, 진짜네”…대중화 선례 만들지 주목

지난해 11월 공개된 챗GPT는 공개 두 달만인 지난 1월 기준 활성 사용자 수가 1억명을 넘어섰다. ‘반짝 인기’에 그쳤던 이전까지의 초거대 AI와 달리 대중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챗GPT를 이용해본 직장인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장문의 자료 요약, 시장 리서치, 보고서 작성, 개발 코딩 오류 파악 등 다양한 기능이 가능해 업무 보조에 탁월하다는 평가다. 직장인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챗GPT로 여러 사무 업무를 대체했다는 후기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챗GPT를 이용해 업무 보고서 작성을 해봤다는 임 모(33) 씨는 “챗GPT를 쓰니 소모적이고 반복적인 일에 대한 부담을 훨씬 덜었다”며 “앞으로 자료 리서치나 간단한 보고서 작성은 챗GPT를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AI 반도체 시장은 향후 3년 동안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AI 반도체 시장은 444억 달러(한화 약 56조5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7.8% 성장한 수치다. 오는 2026년에는 2배 가량 커진 861억 달러(한화 약 109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반도체 업계는 챗GPT가 ‘AI의 대중화’ 선례를 만들지 주목하고 있다. 일상에서의 AI 활용이 늘어나면 이를 뒷받침해주는 다양한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새로운 수요가 생기기 때문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15일 광화문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도헌학술원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최근 화제의 중심인 대화형 AI ‘챗GPT’를 시작으로 많은 빅테크 기업이 AI 챗봇(Chatbot)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이 분야가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이 될 가능성이 대두된다”고 말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부사장도 지난달 31일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컨콜에서 챗GPT에 관한 질문에 “자연어 기반 대화형 AI 서비스가 미래 메모리 수요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서비스 출시는 대규모 언어 모델이 상용화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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