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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례비 안주자 거북이처럼 움직인 타워크레인…면허정지로 퇴출 [부동산360]
국토부 조사 결과, 총 438명 월례비 수취 적발
총합 상위 20%가 챙긴 돈만 평균 1억
경찰청, 63명 검찰 송치…1535명 수사 진행 중
정부, 불법행위 형법·노동조합법 등 적용해 처벌
월례비 강요·공사 점거 시 사업자 등록·면허 취소
업계 “정부가 직접 나서는 의지 보인 것 긍정적”

지난 2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인본부 사무실에서 경찰이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이 든 상자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고은결·신혜원 기자] 정부가 21일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근절대책을 내놓게 된 데는 건설노조의 불법행위가 도를 넘어 산업의 경쟁력을 훼손시킬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이날 정부가 발표한 타워크레인 기사의 월례비(건설사가 급여 외 별도로 지급하는 웃돈) 통계는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례비를 받은 받은 상위 20%의 평균 수수액이 1억원에 육박하는 등 노조 불법행위에 따른 업계 피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노사 법치주의’를 내세우며 사실상 건설노조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정부는 이들의 불법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여러 제도적 대안을 이날 내놓았다. 정부의 강경한 움직임에 건설업계에선 일제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21일 국토교통부의 건설현장 불법행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438명이 월례비를 한 번 이상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수액 상위 20%(88명)는 평균 9500만원을 수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월례비 수수액 총합 상위 3명은 모두 각각 총 2억원이 넘는 월례비를 챙겼다.

이같은 통계는 경찰의 강도 높은 수사에서 드러났다. 건설현장에서의 조직적 불법행위에 대한 고강도 단속 및 수사를 맡고 있는 경찰청은 지난 17일 기준 총 400건 1648명에 대한 수사를 마쳐 63명을 검찰에 송치했고, 1535명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고용노동부 또한 다음달부터 두 달간 건설노조 노사관계 불법행위 및 채용 강에대한 집중 지도·점검을 진행하고 직권조사를 강화해 엄중 대응하겠단 계획이다.

가장 먼저 건설 노조를 대상으로 한 형사 고소에 나섰던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도 2월 중 추진키로 했으며, 각 공공기관에 현장 내 불법행위 조사‧보고 의무를 부여하고, 1월에 실시했던 공공발주현장 실태조사도 정례화(분기별)해 소관 건설현장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제공]

정부는 이날 발표 이후에도 국무조정실과 국토부를 중심으로 공조를 강화하고 민(民)·관(官)·공(公) 협업도 지속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또, 공공기관 내 전담팀을 설치하고 민·형사상 대응을 통해 불법행위 처벌 및 부당이익 환수 등 선례를 마련해 조치 결과를 업계에 전파하기로 했다.

정부는 여러 대안도 마련했다. 불법행위에 대한 신속한 제재와 처벌이 가능하도록 현행 규정을 우선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필요한 입법 등 보완조치를 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채용강요, 협박 등에 의한 노조 전임비 및 월례비 수취는 형법상 강요·협박·공갈죄, 기계장비로 공사현장 점거 시 형법상 업무방해죄, 위법 쟁의 행위에 대해선 ‘노동조합법’ 등을 적용해 즉시 대응한다. 건설기계관리법상 월례비 강요, 공사 점거 등 행위에 대해 사업자 등록 또는 면허 취소를 할 수 있는 제재 처분 근거도 마련키로 했다.

아울러 건설현장 불법행위에 대한 신고 활성화를 위해 불법행위 최초 신고자에게 신고포상금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불법하도급으로부터 건설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불법하도급 조기경보 알람 시스템 선별 기준을 개선해 단속 체계를 고도화하고, 공사대금 연체 문제 해결을 위해 조달청의 대금지급 시스템을 개선할 예정이다.

건설업계에선 정부가 이날 발표한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근절 대책’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특히 건설기계조종사의 월례비 요구에 대해 국가기술자격법상 성실·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조종사 면허를 정지키로 하고, 월례비를 주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태업(소위 ‘준법투쟁’)의 경우, 관련 안전규정이 산업 재해의 예방이라는 취지에 맞게 합리적으로 운영되도록 정비키로 한 데 대한 건설업계의 기대가 크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고질적인 웃돈(월례비) 문제는 그동안 현장에서도 마땅한 해결 방안이 없는 상황이었다”며 “정부가 직접 나서 불법행위를 근절하겠다고 의지를 보인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이번 대책을 통해 현장에 만연한 불법을 뿌리 뽑을 기반이 마련됐다”며 “특히 노측의 부당행위뿐 아니라, 건설사업자 측의 불법행위로부터 건설근로자를 보호하려는 조치가 담겼다는 점도 건설 현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hwshin@heraldcorp.com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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