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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투어, 3년을 준비했다…여행 포문 열리자 곧바로 흑자 전환 [PEF 릴레이 분석 - IMM PE]
‘위기를 기회로’…코로나19 터지자 체질개선 작업 착수
전통 패키지 여행 한계 넘어 ‘맞춤형 상품’ 개발
‘긴 터널’ 지나 올 1월 흑자전환 성공
에어퍼스트도 인수 후 ‘밸류업’…소수지분 매각 검토
김영호 IMM PE 투자부문 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 IMM PE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상훈 기자]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지난 2020년 2월 국내 여행사 1위 브랜드 하나투어에 1289억원의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으로 확산되기 바로 직전이었다.

이때부터 IMM PE의 하나투어는 긴 터널에 진입했다. 여행업 중심에 서 있던 하나투어는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하나투어의 매출은 2019년 6146억원에서 2020년 1096억원, 2021년 403억원까지 줄었다. 영업손익은 2019년 7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2020년과 2021년 각각 1149억원, 1273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는 매출 1150억원, 영업이익 1012억원 적자로 전년보다 매출은 늘리고, 손실폭을 줄였으나 여전히 코로나19 여파에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었다.

김영호 IMM PE 대표는 “과거 사스나 메르스를 겪었으니 코로나19도 두 달이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3년이 지나갔다”고 했다. 그는 “3년 간 실적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0원에 가까웠다. 한 달에 100억원씩 손실이 났다”며 “본사 건물 등 유동자산을 팔고 IMM PE가 투자한 금액도 모두 소진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처럼 IMM PE는 이때부터 하나투어의 체질 개선 작업에 착수, 온라인여행플랫폼(OTA)으로의 변화를 꾀했다. 과거 20년 전 통했던 패키지 여행상품이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현 시대와는 맞지 않다고 판단했고,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여행업 환경을 고려해 선택 관광에 각종 옵션을 더해 ‘맞춤형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를 잡기 위해서였다. 이를 통해 탄생한 게 지난해 8월 론칭한 하나팩 2.0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19가 끝나면 여행수요가 결국 열릴 테니 그때를 대비해 ‘노쇼핑(No-shopping) 노팁(NO-tip)’이란 원칙을 세웠다”며 “고객이 원하는 곳에 데려다 주자는 것이고, 억지로 떠넘겨서 불필요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질 개선의 효과는 지난해 3분기 일본 여행 규제 완화를 기점으로 점차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월 결산 기준 영업이익이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초 증권가에서 예상한 하나투어의 손익분기점(BEP) 도달 시점은 2분기였으나, 예상을 뒤엎고 BEP 도달 시점을 올 초로 앞당긴 것이다. 지난 2월 역시 월 기준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IMM PE는 그간 집중해온 하나투어의 체질 개선 작업이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이 본격화되는 올해 빛을 발할 것으로 보고, 밸류업(기업가치 상승) 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통상 사모펀드는 투자 이후 5년이 지나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서는데 올해 실적에 따라 엑시트 시점을 가늠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IMM PE는 올해 하나투어의 매출 회복에 대해선 여행 수요가 정점을 찍었던 2019년과 비교해 50%정도 회복할 것이라며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 분위기는 매우 좋다. 일본과 동남아만 갖고 BEP에 도달했으니 중국까지 열린 상황에서 앞으로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IMM PE가 지난 2019년 1조3000억원을 투입해 지분 100%를 인수한 산업용 가스전문 업체 에어퍼스트도 기업가치가 상승한 사례로 손꼽힌다. IMM PE는 독일 린데코리아의 사업부문으로 존재했던 에어퍼스트를 인수 후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한 회사로 탈바꿈하는 데 주력했다.

IMM PE은 에어퍼스트의 경영관리 시스템 관련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산업가스 관련 오랜 경력을 보유한 인원을 충원했다. 또 인수 이후에도 성장 자금 3400억원을 추가 투입했으며 영업 확대 노력을 지속한 결과,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업체들로부터 물량을 추가 수주하는 등 지난해 기준 국내 자산 상위 10개 기업 중 9곳에 가스를 공급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자연스레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으로 나타났다. 인수 첫해인 2019년 매출 1797억원, 영업이익 344억원을 기록했는데, 인수 3년 만인 지난 2021년 기준 매출은 4006억원, 영업이익 703억원으로 뛰어올랐다. 관련 업계에선 IMM PE 인수 당시 1000억원 수준이었던 에어퍼스트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IMM PE는 에어퍼스트 지분 약 30%를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에어퍼스트의 기업가치가 4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지분 30%의 매각가는 1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awar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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