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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상큼하게”…‘제로 바람’에도 봄 단맛 포기못하는 이유
베리류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건강 생각에 탄산(음료) 시킬 때에는 제로 시켜요. 근데 먹을 때 상큼하고 씹는 단맛은 포기가 안 돼요. 그때는 잠깐 생각을 꺼둬요.” 서울에 사는 직장인 윤모(28) 씨는 격무에 시달릴 때, 상큼하고 달달한 맛으로 기분을 바꾸고 싶을 때 자연스레 ‘베리’가 들어간 디저트를 찾는다.

이른바 ‘헬시 플레저(즐거운 건강관리)’ 바람을 타고 ‘제로 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짧은 시간 ‘당’을 공급해 주는 디저트류는 ‘꺾이지 않는 매력’을 보이고 있다. 핑크빛 먹거리가 분위기를 돋우는 요즘 같은 봄에는 가운데 딸기 등을 넣은 베리류 파이 제품이 특히 인기다. 과일도 마찬가지다. 영어로 ‘스트로베리’로 불리는 딸기는 물론 라즈베리라는 영어 이름을 가진 산딸기도 이미 마니아층이 생겼을 정도다.

봄철 ‘베리류 파이’ 인기…새콤달콤함 ‘꺾이지 않는 매력’

9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가 2월 말 출시한 ‘오예스 세븐베리즈’ 제품은 편의점 A사 기준 최근 일주일(3월 2~8일)간 판매량이 출시 첫 주(2월 22~28일) 대비 약 21.4% 늘었다. 대형마트인 이마트에서도 이 제품은 인기다. 2월 26일 판매를 시작한 이후 입점량 대비 이날 현재 30%가량이 이미 판매됐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신제품은 봄과 잘 어울리는 7가지 슈퍼베리가 들어간다는 부분이 고객에게 어필돼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제품은 달콤쌉싸름한 맛이 특징으로, 딸기·블루베리·크랜베리·라즈베리·블랙베리·블랙커런트·아사이베리, 총 7가지가 들어간다.

‘오예스 세븐베리즈’. [해태제과 제공]

실제 봄은 계절 특성에 따라 베리류가 들어간 각종 파이류 인기가 올라가는 계절이다. 딸기 등 베리류는 영하에서 영상으로 올라온 기온에 새콤달콤한 식감을 선사하며 주변 풍경과 어울리는 화사한 색감을 자랑한다. 업계에서는 여기에 보관이 쉬운 점, 봄 나들이를 위한 휴대성이 높은 점도 인기 요인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식품업계가 봄이라는 계절 특성에 맞춰 핑크빛 마케팅을 꾸준히 해온 영향이 있다. ‘화사한 봄에 어울리는 제품’, ‘봄이면 먹어야 하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혔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설명이다.

오리온 봄 한정판 ‘봄 담은 딸기’. [오리온 제공]
과당 성분, 단시간에 에너지 만드는 역할

베리류가 들어간 디저트는 소비자 입장에서 쉽고 간편하게 빨리 에너지를 만들어낸다는 특성이 있다. 특히 과자에 들어가는 포도당은 빠르게 에너지를 만들어 내 뇌와 안구 등 신체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이 포도당은 2~3시간 내로 만들어지고 30분 정도 당의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효과가 길게 지속되지는 않지만, 짧은 시간 기력 회복이나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베리류 파이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품목인 이유다.

롯데제과 봄 시즌 한정판 제품 4종. [롯데제과 제공]

초코파이 등을 판매하는 오리온의 지난해 3~4월 파이 매출은 같은 해 1~2월 대비 16.2% 늘었다. 늦봄에 해당하는 5~6월에 대비해 8.3% 많았다고 오리온은 설명했다. 오리온은 올해에도 봄 한정판 ‘봄 담은 딸기’를 출시한 상태다.

롯데제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봄 한정판으로 나온 딸기가 들어 간 상품이 전체 파이류 매출 상승에 도움을 주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통상 겨울(11~1월) 대비 봄 시즌(2~4월) 판매액이 약 5% 많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카스타드 스트로베리 ▷빼빼로 스트로베리 ▷몽쉘 딸기 ▷빈츠 딸기프로마쥬, 봄 시즌 한정판 4종 총 170만개를 물량 소진 시까지 판매하고 있다.

베리류 과일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베리의 ‘파이토케미컬’…“신진대사 촉진”

식물성 과일인 베리류는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라는 항산화·면역증진을 하는 성분이 들어있어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상큼한 맛을 내는 이 성분은 비타민, 무기질 등과는 다른 영양적 성분을 가지지만 식품 내에는 소량인 경우가 많아 농축액을 쓰기도 한다.

과일류에서도 베리의 인기는 늘었다. 과거 초여름이 제철이던 딸기는 이미 늦겨울과 초봄 과일로 즐길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났다. 여기에 산딸기도 봄 과일 대표 주자로서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통상 3월 중순부터 6월초까지 산딸기의 제철로 알려져 있는데 산딸기는 ‘산 속의 딸기’라고도 불린다. 대형마트를 통한 저온유통(콜드체인)이 가능해지며 도심 지역에서도 상큼한 맛에 매료된 산딸기 마니아가 늘어난 상태다.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산딸기의 경우 지난해 봄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1.5%, 2021년 매출은 전년 대비 20.6%로 연속 증가했다.

광주 북구의 한 농장에서 딸기를 수확하는 모습(위 기사 내용과 무관함). [연합]
전문가 “섭취자 건강상태·곁들이는 음식 따라 기능 차이”

다만 전문가는 과도한 당 섭취가 일어나지 않도록 영양을 고려해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 권오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베리류가 좋다해도 너무 과하게 먹으면 살이 찐다”며 “특히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오히려 당에 대한 대사 저항성을 가지고 있어서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리류와 다른 음식과 곁들일 경우 버터 등 어떤 것과 함께 하느냐에 따라 베리의 기능성을 소거하면서 오히려 불필요한 것을 섭취할 수도 있다”며 “이를 인지하고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경북 포항의 한 농가에서 재배 중인 하우스 산딸기. [포항시 제공]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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