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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관계 정상화 시 공급망 생태계 복원 기대 [전환점에 선 한일 경제관계]
소·부·장 자립 일부 성공했지만
아직도 높은 일본 부품 의존도
한일관계 정상화로 공급망 개선
리오프닝과 맞물려 긍정적 효과
엔저 변수, 여행수지 악화 가능성
값 싼 日 제품 수입 크게 늘 수도
2019년 7월부터 악화한 한일관계가 정상화 수순을 밟으면서 ‘반도체 생태계’ 복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23RF]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2019년 7월부터 악화한 한일관계가 정상화 수순을 밟으면서 반도체 소재 등의 생태계 복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필수 소재와 부품 수입이 원활해지고 이것이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재개)’과 맞물려 우리경제에도 다소나마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 무역 구조는 전통적으로 일본에서 부품을 수입해 완성품을 만들어 중국 등에 수출하는 형태를 나타내 왔다. 그래서 대일 무역수지 만년 적자에도 중국 무역수지 흑자로 이를 만회했다. 현재는 글로벌 경기부진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대중 무역수지도 악화한 상태이지만, 한일관계 개선과 리오프닝 효과가 맞물리면 이러한 어려움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원/엔 환율이 떨어진 상태라는 점은 변수다. ‘엔저(엔화약세)’ 속 일본 상품가격이 경쟁력을 가지면서 일본산 제품의 수입이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가뜩이나 적자인 대일 무역수지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 마찬가지로 서비스수지, 특히 여행수지가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일본과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 협의를 진행하는 기간 동안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 양국 정부는 일본이 규제 조치를 시행한 2019년 7월 이전 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양자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 한일 관계가 4년만에 정상화 수순에 돌입한 것이다.

한일관계 악화는 단순 무역수지 상으로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원래 대일 무역수지는 지속적으로 적자를 나타냈다. 한일관계 악화는 부품 조달 즉,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 영향을 미쳤다. 부품이 부족해 완성품을 만들지 못할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수출 규제 발표 당시 한국무역협회 집계 기준 불화수소 수입은 일본산이 44%를 차지했고, 포토레지스트는 일본산이 92%에 달했다.

정부와 업계는 이에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와 거래처 다변화를 긴급 추진했다. 이에 100대 소부장 핵심전략기술 관련 수입액의 일본 비중은 2018년 32.6%에서 2022년 21.9%로 10.7%포인트 감소했다. 100대 소부장 핵심전략기술 중 반도체 분야 수입액의 일본 비중은 2018년 34.4%에서 2022년 24.9%로 9.5%포인트 줄었다.

유의미한 성과지만, 그래도 일본 부품 의존도는 높은 수준이다. 아직도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일본 부품이 필요한 것이다. 미래 산업 분야에서도 협력 여지가 많다. 배터리, 핵심 원자재(희토류 등), 수소 등 탄소 중립 산업, 항공우주, 차세대 반도체 등 5개 전략산업 분야 등이 핵심 분야로 거론된다.

특히 중국 리오프닝 효과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지금은 대중 무역수지가 악화하고 있지만, 경기가 본격 반등하기 시작하면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이때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주요 수급처인 일본의 중요성이 더해질 가능성이 크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무역수지 구조를 살펴보면 일본 부품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대일 무역수지는 통상 적자”라며 “그 적자를 중국에 제품을 만들어 수출해 만회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다만, 원/엔 환율이 떨어진 점은 변수다. 원/엔 환율은 900원 중후반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장기평균이 통상 1000원 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엔저가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엔화약세 상황에서 한일 무역이 정상화하면 무역수지가 더 악화할 수 있다. 일본산 제품 인기가 높아지고, 일본 여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정식 교수는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지만, 최근엔 원/엔 환율이 많이 떨어져 대일 여행수지는 악화가 예상된다”며 “일본 물건 값이 싸니, 수입도 늘어날 수 있어 무역수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변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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