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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일 누적 무역적자 누적 926조원, 여전한 극복 과제 [전환점에 선 한일 경제관계]
1965년부터 지난해까지 57년간 줄곧 적자 기록
100대 소부장 핵심품목 의존도, 32.6%→21.9%
“수출규제 해제돼도 기술·소재 독립 지속 추진돼야”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우리나라와 일본간 일제 강제동원(징용) 노동자 배상 문제의 해결에 맞춰 양국간 경제협력이 급물살을 타 무역 확대가 기대되지만, 수교이래 대(對)일본 누적 무역적자액이 930조원에 육박하는 등 만성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향후 교역이 활기를 띤다 하더라도 이러한 구조적·만성적 적자 구조는 우리경제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대일 무역적자 누적 규모는 양국이 국교를 정상화한 1965년부터 지난해까지 57년간 7000억달러(한화 926조1000억원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정부 예산(638조7276억 원)보다 300조원 가량 많은 금액이다.

우리는 한번도 일본에 대해 무역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일본과의 무역수지 적자는 2019년 큰 폭으로 줄었지만 이후 3년 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2018년 한일 간 외교 문제로 마찰이 이어졌고 일본 경제산업성이 2019년 7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제한을 발표하면서 양국간 교역 규모가 크게 줄어든 까닭이다. 이 여파로 대일 무역적자는 2018년 240억7500만달러에서 191억6100만달러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후 조금씩 적자폭이 커지면서 2020년 209억2500만달러, 2021년 245억8000만달러, 지난해 240억7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우리나라는 일본을 상대로 수교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자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품목에서 수입이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전자제품, 반도체, 철강 등은 세계시장에서 일본을 꺾었지만 여전히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는 일본으로부터 수입해야 하는 품목들이 많다.

지난해 대일 수출에서 가장 선전한 분야는 석유화학, 석유제품, 일반기계, 바이오헬스 등이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 제품 판매 가격이 증가하며 수출액은 20.7% 늘어난 22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은 고유가로 인한 제품 단가 상승과 엔화 약세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1% 늘어난 49억7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일반기계는 코로나와 공급망 문제로 인해 지연됐던 설비투자가 재개돼 공작·건설기계 수요 상승하며 1.7%증가해 26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플라스틱 제품은 10% 이상 수입액이 감소했다. 이는 소재·부품·장비 수입이 줄어 대일 무역 적자가 감소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00대 소재·부품·장비 핵심전략기술 품목 가운데 일본 제품의 수입 비중(의존도)은 2018년 32.6%에서 지난해 21.9%로 10.7%포인트 감소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품목 수입액 중 일본 비중은 2018년 34.4%에서 지난해 24.9%로 9.5%포인트 감소했다.

일본이 수출규제 품목으로 내걸었던 3대 품목을 살펴보면 포토레지스트의 일본산 의존도는 2018년 93.2%에서 지난해 77.4%로 15.8%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불화수소는 41.9%에서 7.7%로, 불화폴리이미드는 44.7%에서 33.3%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윤석열 정부의 징용배상 문제 해법 제시에 호응해 수출 규제를 철회해도 공급망에 대한 신뢰가 한 번 깨진 이상 수입선 다변화·소재 국산화 시도는 지속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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