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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VB 사태, 되레 주식시장엔 좋다? [투자360]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유동성 위기로 폐쇄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사태가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마찬가지로 연쇄 파산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SVB에 고객이 맡긴 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 없이 전액 보증하고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에 자금을 대출하기로 하는 등 긴급 진화에 나선 상태라 심각한 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는 고용지표에도 불구, 이번 사태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낮아짐에 따라 주식 등 자본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자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릴 가능성은 81.9%로 치솟았고, 50bp 인상 전망은 18.1%까지 떨어졌다. 하루 전만해도 50bp 인상 의견이 40.2%에 달했는데 하루 만에 크게 떨어진 것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 신규 일자리 수가 31만1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1월(50만4000개)보단 줄었지만 시장 전망치(22만5000개)를 큰 폭 웃돈 수치다. 이처럼 탄탄한 고용에도 연준이 빅스텝 인상을 주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자칫 제2의 SVB 사태 촉발로 금융권 전체 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4일에도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발표될 예정이지만, 이를 통해 다시 물가 둔화 속도가 더딘 것으로 확인되더라도 연준에게는 금리 인상폭을 확대할 유인으로 작용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13일 “SVB 사태는 통화긴축의 누적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난 사건”이라며 “미국 경제가 재정확장 정책의 관성 덕에 잘 버티고 있지만, 금리가 높은 환경에서 발생할 크레딧 이벤트로 인해 급속히 위축될 수도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경험한 연준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더욱 조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대승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날 “미국 당국은 기존의 결정을 뒤집고 채권을 액면가 그대로 담보로 인정하고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으며, 이로써 SVB 파이낸셜 그룹 내 비보호예금 보유자도 예금 전액을 인출할 수 있게 됐다”며 “다만 경제적인 차원에서 이번 이슈는 금융시스템보다는 스타트업, 벤처캐피탈의 생태계에 미치는 파장이 보다 클 것이고, 은행권의 시스템 리스크는 일단락됐지만 스타트업, 밴처캐피탈 생태계의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영·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VB사태는) 긴축에 실물 펀더멘탈(기초체력)보다 금융 펀더멘탈이 먼저 반응한 것이고, 인플레이션 환경을 고려할 때 긴축은 장기화돼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SVB 파산과 같은 이벤트는 반복될 수 있다”며 “연준의 통화정책은 물가 안정과 더불어 금융 안정을 관리하기 위해 더 복잡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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