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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VB발 후폭풍에 스테이블코인까지 ‘출렁’…美정부 진화에도 불씨 여전 [투자360]
실버게이트-SVB 사태 겹쳐…연관기업 부각시 다시 하락할수도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비트코인에 이어 스테이블코인도 크게 출렁였다. 주말이 지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에 일단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사태와 연관된 기업들이 다시 부각될 경우 언제든 추가하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잔존하고 있는 상태다.

13일 오전 9시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7.75% 상승하면서 2만2000달러를 회복했다. 같은 시간 USDC 역시 2.4% 오르면서 0.99달러를 넘어섰다.

지난주 미국의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SVB에 대해 영업정지 명령을 내리고 향후 예금인출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대행한다고 밝힌 직후 비트코인은 불과 세시간 여만에 1000달러 이상 급락하면서 2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다만 비트코인을 주시하고 있던 투자자들이 급락을 매수기회로 포착하면서 반등을 시작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인 코인데스크는 “투자자들이 SVB 파산 충격이 가상자산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다시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국 정부는 고객이 SVB에 맡긴 돈을 보험 한도와 상관 없이 전액 보증하기로 했다며 진화에 나서면서 비트코인 가격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FDIC는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연준과 FDIC의 권고를 조 바이든 대통령과 협의한 결과 모든 예금주를 완전히 보호하는 방식의 사태 해법을 승인했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스테이블 코인 USDC는 준비금 중 상당수가 SVB에 묶여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1달러에 고정된 USDC 가격이 한때 0.86달러까지 떨어져 최근 1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USDC의 급락은 이 코인 발행사인 서클 인터넷 파이낸셜(Circle Internet Financial·이하 서클)이 SVB에 자금이 묶여 있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서클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400억 달러(53조원)가량의 준비금 중 33억 달러(4조3659억원)가 실리콘밸리 은행에 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가격을 뒷받침하는 준비금 중 8%가량이 묶인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미국 달러화나 유로화 가치 등에 고정돼 설계된 가상자산으로 미국 달러와 일대일로 고정된 USDC는 테더(USDT)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스테이블코인이다. 안정적인 시세 유지가 필수적인 만큼, 향후 가격변동이 심화할 경우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파급효과가 커질 수 있다. 앞서 지난해 ‘테라·루나’ 사태 당시 테라의 스테이블 코인이 1달러 선을 지키지 못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은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암호화폐 약세장)’를 본격화한 바 있다.

당장의 급락세는 진정됐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SVB 사태 뿐 아니라 직전 터진 실버게이트 사태까지 맞물려 당분간 불안정한 시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자산 정보공시플랫폼 쟁글의 장경필 리서치팀장은 “실버게이트와 연관된 기업들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정확하게 공개돼 있지 않은 것은 향후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실버게이트 사태를 FTX 등 대형거래소 파산만큼 심각하게 보지는 않고 있다”며 “지난해 비트코인 하락정점인 1만7000달러까지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시세가 다소 출렁이는 것은 불가피하겠지만 자본시장 분위기에 따라 향후 반등여지도 있다. 다만 이더리움 업그레이드 지연 등 또 다른 가상자산 악재가 닥칠 경우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식·환율 시장의 SVB 사태 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미 정부의 보증 결정에 더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약화됐다는 전망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관측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하고 금융 시장 불안도 고조되고 있어 외환시장 변동성도 확대될 것”이라며 “다만 미국 정부와 연준 등에서 시장 및 예금 보호 조치 등이 발표되고 있어 시스템 위기로 확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시중 대형은행들로 유동성 위기가 전이돼야 하지만 2008년 위기 이후 미국 대형은행의 재정 건전성이 강화됐다”며 “또 SVB 주 고객층이 바이오벤처나 테크 관련 신생 업체인 만큼 관련 업종 투자심리는 단기적으로 불안하겠지만 증시 전반에 걸쳐 대형 악재가 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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