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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산 위기 美퍼스트리퍼블릭, 경영진은 주식 미리 팔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앞에 경찰차가 대기한 모습 [AF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파산 위기설에 휩싸인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경영진들이 주가가 급락하기 전에 이미 상당한 지분을 내다 판 것으로 드러났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자료와 이 은행 자체 보고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짐 허버트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올해 들어 1200만달러(약 160억원)에 달하는 지분을 내다 팔았다고 보도했다.

허버트 회장은 지난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보유 지분의 12%에 달하는 450만달러 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로버트 손튼 고액자산관리 담당 사장은 지난 1월 350만달러를 한번에 매도했다. 손튼 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이 은행 주식의 70%에 달하는 규모다. 마이클 로플러 최고경영자(CEO) 역시 올해 들어 100만달러 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최고신용책임자(CCO)인 데이비드 리흐트먼은 연초 이후 세 차례 퍼스트리퍼블릭 주식을 매도했다. 본인뿐 아니라 부인도 주식을 팔았으며, 은행 위기를 촉발시킨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매도가능증권 매각 손실 18억달러를 공시하기 불과 이틀 전에도 내다 팔았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에 SVB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이 때문에 150달러를 넘보던 주가는 최근 일주일 사이 4분의 1토막이 났다. 급기야 이날 장중 한 때 20달러 아래로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 은행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4단계로 낮췄다.

WSJ은 일반 기업 경영진이 지분 매매를 하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해야 하는 것과 달리 은행 경영진의 주식 매도는 SEC 보고 의무가 없어 포착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FDIC에 올라온 은행 경영진의 지분 매도 보고를 분석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의 김세화 교수는 WSJ에 “FDIC 보고는 SEC에 올라오는 공시에 비해 주목을 덜 받는다”며 “은행 경영진은 SEC 보고 의무가 없어 부정적인 뉴스를 앞두고 지분 팔기에 나설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혔다.

앞서 은행 위기의 진원지인 SVB 역시 경영진이 파산 전 주식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그레그 베커 CEO는 지난달 27일 스톡옵션을 행사해 1만2451주를 바로 팔아 230만달러의 차익을 얻었다. 대니얼 벡 최고재무책임자(CEO)는 보유 지분의 3분의 1 가량인 57만5000달러 어치를 내다 판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는 경영진의 지분 매각 과정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SEC 역시 경영진의 불법 행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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