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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VB·CS ‘원투펀치’ 악재...“은행주 보수적 접근 필요”
자본확충땐 배당 축소 우려

2월 하락세를 거듭하던 은행주가 이번엔 또 대외 악재를 만났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이어 스위스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설이 대두하면서 국내 은행주 투자심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이 위기 대응을 위해 자본확충을 요구하면서 배당마저 축소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 지수는 2월 초 대비 18.41% 하락했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예대마진 축소를 요구하고 있고, 신규은행 추가 인하 및 비은행권의 공적 대출 취급 확대 등을 추진하면서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단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SVB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은행들의 위기는 또 한 번 하락세에 기름을 부었다. 전 세계적인 금융주 투자 심리가 하락해 KRX 은행 지수는 이달에만 7.70% 하락했다. 은행업종의 대장주 격인 KB금융과 신한지주는 각각 5.03%, 8.62% 떨어졌다.

금융당국이 위기 대응을 위해 자본확충을 요구하면서 1월 주가를 끌어올렸던 배당이 축소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 보통주 자본비율은 12.26%로 유럽연합(14.74%), 영국(15.65%), 미국(12.37%) 등 주요 선진국 은행에 미치지 못했다. 나아가 배당 확대 움직임으로 자본비율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융위 발표대로 완충 자본을 늘리는 분위기로 이어진다면 주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며 “하루가 달리 글로벌 은행에서 이슈가 발생하고 있어 관망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과 올해 초 배당 기대감에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글로벌 은행들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배당을 크게 확대하기 어렵다”며 “기대감이 약화하고 시스템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못하다”고 언급했다.

증권가는 SVB 사업구조에 큰 차이가 있고 국내 은행에서 유사한 위기가 나타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SVB는 스타트업 및 벤처캐피탈에 특화된 은행으로 보유 자산의 50% 이상을 국채와 기타 채권에 투자하는 독특한 자산 구성을 갖고 있다. 또 CS는 2021년 대규모 투자손실을 입었고, 지난해 금융 범죄에 연루되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아 국내 은행을 같은 선상에서 평가하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SVB 파산 사태 이후 금융주 전반의 변동성 확대는 우려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증권가는 조언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과 SVB의 사업 모델은 판이하기 때문에 국내 은행의 유동성 위기로 번질 우려는 제한적”이라면서도 “전반적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다면 은행의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권제인 기자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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