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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수로 800만원 OLED TV 괜찮나요?” 삼성·LG 고민한다면 꼭 따져보세요 [세모금]
LG 올레드 TV. 김민지 기자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30평대 신혼집에 800만원에 달하는 TV를 꼭 놔야 해? OLED TV는 확실히 뭐가 다른지 궁금하네.”

최근 혼수 장만을 고민하던 친구가 물어보더군요. 신혼집에 놓을 TV를 사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OLED TV가 ‘대세’라면서 적극 추천한다고요.

국내 가전 시장의 올 상반기 최대 화두는 단언 ‘OLED TV’입니다. 삼성전자는 10년 만에 국내 시장에 신제품을 내놓았고, ‘올레드 원조’라는 LG전자도 신제품을 출격시켰죠. 제품이 다양해질수록 소비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기 마련이죠. 무려 1000만원에 달하기도 한 OLED TV. 장단점은 뭐고, 구매시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지, 세모금이 알려드립니다.

OLED·LCD 들어는 봤는데 정확히 무슨 차이?

우선 기술적 측면에서 OLED와 LCD의 차이를 살펴볼까요?

OLED가 비싼 이유는 기술력에 있습니다. 유기발광다이오드를 의미하는 OLED는 백라이트 등 별도의 광원 없이 소자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고 조절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LCD는 스스로 빛을 낼 수 없어 백라이트가 필요하고, OLED에 비해 필요한 부품 수도 많습니다. LCD TV에 비해 OLED TV가 훨씬 얇을 수 있는 것도 바로 여기에 있죠.

LCD OLED 발광 구조 차이 [LG디스플레이 뉴스룸]

때문에 명암비와 화질에 있어서는 OLED가 LCD보다 크게 우수합니다. 명암비는 가장 밝은 색과 가장 어두운 색을 얼마나 잘 표현하는지 나타내는 건데, 이는 블랙을 얼만큼 구현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습니다. OLED는 픽셀 화소가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백라이트에서 새어나올 수 있는 빛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죠. 때문에 명암비가 무한에 가깝다고 보면 됩니다.

또한, OLED는 LCD보다 넓은 시야각을 갖고 있어 어느 위치에서는 일정한 화질로 TV 시청이 가능합니다. 백라이트가 필요 없기 때문에 화면을 구부릴 수도, 접을 수도 있죠. 현재 개발되고 있는 폴더블, 롤러블 패널은 전부 OLED 기반입니다.

치명적 단점도 있습니다. 바로 ‘번인(burn-in)’ 문제와 상대적으로 짧은 수명이죠. 유기물이다 보니 소자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변질되거나 타버립니다. 그 부분이 화면에는 누렇게 잔상을 남기게 되는데, 이걸 바로 번인 현상이라고 합니다. 유기물 특성상 무기물보다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는 건 명백한 사실이죠.

때문에 업계 종사자들은 OLED TV의 경우 매장 전시품을 사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전시품은 최대치의 화질을 구현하도록 설정해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OLED TV 수명을 더욱 단축시키기 때문이죠. 전시품을 사는 건 수명이 거의 다 됐거나 번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사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LCD는 OLED의 장점을 단점으로, 단점을 장점으로 갖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화소가 스스로 빛을 낼 수 없기 때문에 백라이트 등 탑재돼야 하는 시트가 많죠. 그래서 두께가 상대적으로 더욱 두껍고 완벽한 블랙을 구현할 수 없어 화질이나 명암비에서는 다소 부족합니다.

그러나 밝기에서는 OLED보다 우수합니다. 주로 낮에 TV를 보는 소비자의 경우 LCD TV의 화질이 더 좋다고 느낄 수도 있는 이유입니다. OLED와 달리 무기물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수명이 훨씬 길다는 장점도 있죠.

삼성전자 NEO QLED TV [삼성전자 제공]
그래서 삼성·LG 제품들은 뭐가 다르냐면…

LG전자와 삼성전자 모두 국내에 LCD, OLED TV 제품을 판매 중입니다. 다만, 두 회사는 주력 상품 및 가격 정책에 있어 조금 다른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우선, LG전자는 LCD TV와 OLED TV 라인업 간 확실한 가격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단순히 얘기해 OLED는 비싸고, LCD는 상대적으로 싸게 출고가를 설정했죠.

2023년형 신제품 기준으로 가격을 살펴보겠습니다. 77인치 출고가 기준 ‘LG 올레드 TV’는 570만~900만원입니다. 반면, LCD 기반의 ‘LG QNED TV’는 75인치 기준 319만~399만원으로 OLED가 2배 훌쩍 넘을 정도로 상당히 가격 차이가 크죠.

LG전자 연내 출시할 세계 최대 크기인 97인치 OLED TV. 김민지 기자

그리고 LG는 올레드 TV에 더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주력 제품으로 밀고 있습니다. 올해 출시되는 모델만 무려 29개입니다. 스펙별로 ‘A/B/C/G’ 4가지 시리즈를 운영하고 있고, 연내 세계 최대 크기인 97인치 OLED TV 출시도 앞두고 있습니다. C 시리즈에 한해서는 42인치 제품도 조만간 나온다고 하네요.

반면, 삼성은 LCD 기반의 ‘네오(NEO) QLED’ 제품에 보다 주력하는 모양새입니다. OLED보다 다양한 크기와 시리즈를 두고 있습니다. 올해 네오 QLED 제품은 총 14가지 모델이 출시됩니다. 초대형 트렌드를 반영해 첫 98형 QLED 제품도 선보였죠. 반면 OLED TV는 총 6가지 모델에 그쳤습니다. LG전자와 정반대라고 볼 수 있죠.

삼성전자 네오 QLED 98인치 신제품. [삼성전자 제공]

가격 차이도 크지 않습니다. 올해 나온 77인치 신형 OLED TV의 경우, 출고가가 719만~799만원입니다. 그런데 75인치 네오 QLED는 출고가가 589만~809만원입니다. 최고 사양 LCD TV가 OLED보다 더 비싼 셈이죠.

OLED가 LCD보다 비싼데, 의외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번인 현상, 짧은 수명 등을 걱정 안해도 되는 LCD 기반 제품만의 장점을 겨냥한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합니다. 아무리 OLED가 차세대 기술이라고 해도, 여전히 LCD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꾸준하다는 점을 노린 것이기도 하죠.

양사가 쓰는 OLED 패널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LG전자는 WOLED를, 삼성전자는 QD-OLED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흰색 광원, 삼성전자는 청색 광원을 쓰는 OLED 패널을 탑재하기 때문에, 양사 간 기술 경쟁을 ‘청백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현명한 TV 구매, 콘텐츠 유형·시청 습관 파악이 우선

TV를 보다 현명하게 사기 위해서는 자신이 주로 어떤 콘텐츠를 시청하는지, 어떤 시간대에 TV를 더 많이 시청하는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해진 예산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겁니다.

콘솔 게임 등을 자주하는 이용자라면 OLED TV를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몰입감과 생생함이 보다 뛰어나고 눈의 피로도도 LCD TV보다 낮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낮보다는 밤에 TV를 더 많이 시청하는 소비자들은 OLED의 높은 화질을 더욱 쉽게 체감할 수 있겠죠.

반면, 패널 수명과 가성비가 중요한 소비자들은 LCD 기반 TV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아직 전세계 프리미엄 TV(1500달러 이상) 출하량 절반 가량이 LCD TV 입니다. OLED TV의 성장세가 빠르지만 LCD의 장점도 뚜렷한 만큼, 완전한 대세로 자리잡는 데는 아직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입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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