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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상 지속가능성 도전” 분야 초월하는 디자이너 부부 [헤럴드디자인포럼2023]
‘스튜디오 스와인’ A.A.무라카미 인터뷰
“자연, 작품 영감 주는 가장 아름다운 힘”
디지털-자연 융합 색다른 예술 세계 창조
“한국 예술산업 매력적…서울 사무소 개소”



“우리의 목적은 항상 지속가능성에 접근하는 것입니다.”

6일 세계적 예술그룹 A.A.무라카미 (A.A.Murakami)는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이들만의 철학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이들 듀오는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면서 수백 년 전의 예술가나 디자이너들과 짜릿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디자인이나 다른 분야의 정말 흥미로운 측면이라고 했다.

A.A.무라카미는 일본의 아즈사 무라카미(Azusa Murakami)와 영국의 알렉산더 그로브스(Alexander Groves)로 구성된 부부 듀오다. 런던과 도쿄에 기반을 둔 이들 듀오는 디자인 스튜디오인 ‘스튜디오 스와인(Studio Swine)’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여기서 스와인(Swine)은 ‘Super Wide Interdisciplinary New Explorers’의 약자로, ‘분야를 초월하는 새로운 탐험가’를 뜻한다.

이들의 주요 작품으로는 ‘에페머랄 테크(Ephemeral Tech)’라고 명명한 기술에 기반을 둔 연작들이 있다. ‘에페머랄 테크’는 디지털과 실제 자연의 요소를 융합하는 기술로, 관객들을 평면 스크린, 프로젝션 또는 LED화면이 주는 시각적 자극 너머로 이끈다. 작품 속 인공의 자연 현상들을 온몸의 감각을 동원해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들 듀오의 작업은 친숙한 인터페이스를 초월해 우리가 구축한 공간과 자연 환경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기술의 미래를 조망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 COS와 스튜디오 스와인이 협업한 설치작품 콜라보레이션 작품 뉴 스프링 [A.A.Murakami / Studio Swine]

A.A.무라카미는 한국에서도 전시 활동을 선보인 바 있다. 스튜디오 스와인은 올해 5월부터 부산시 수영구 망미동의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개최된 ‘홈 스토리즈’(Home Stories)전에 전시된 스튜디오 스와인(Studio Swine) 작품 ‘흐르는 들판 아래’(Under a Flowing Field)를 선보였다. 지난 2021년에는 한국 더현대서울 워터폴 가든 앞에 180평 규모의 공간을 꽉 채운 ‘스프링 포레스트(Spring Forest)’를 전시하기도 했다.

이들 듀오는 실제 작업을 하면서 서로에게 영감을 받아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각자의 역할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뤄지는 토론을 통해 새로운 예술 작품을 창작한다고 했다.

A.A.무라카미는 “아즈사(Azusa)는 건축학을 공부했고, 알렉산더(Alexander)는 미술을 공부했다. 이는 매우 다른 학문이고 상이한 여러 지식을 바탕으로 한다”면서도 “아즈사는 다소 예술적인 방향에 집중하며, 알렉산더는 재료와 과학적인 과정의 발견을 좀 더 지향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가 바로 건설적인 피드백을 통해 진정한 개선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라며 “결국 우린 혼자선 완성하거나 상상하지 못했을 작품을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A.A.무라카미는 작품을 위해 바다의 버려진 플라스틱을 직접 수거할 정도로 환경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다. 이들은 “예술을 공통적으로 이어주는 것은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깊은 감탄”이라며 “자연은 우리 작품에 영감을 주는 가장 독창적이고, 불가사의하며 아름다운 힘”이라고 표현했다.

실제 이들의 작품은 세계 최대 기업들과 공동 작업으로 이어져서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의 접근방식은 ‘욕망 없는 지속가능성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였다”며 “지속가능성은 유행에 맞지 않고 아름답지 않은 것에서 혁신과 콘텐츠를 추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A.A.무라카미의 도전정신은 디자인에서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 2014년 다큐멘터리 작품으로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젊은 감독상’ 유럽 단편 2위를 차지했고, 2018년엔 가장 주목받는 디자이너에게 주는 ‘EDIDA’ 신인상도 받았다.

이들이 경계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할 수 있는 배경에는 ‘호기심’이 있다.

이들은 “가능성의 한계에 도전한다”며 “새로운 프로젝트에 착수할 때의 설렘. 의뢰나 기회가 생기는 순간은 정말 짜릿하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분야에 뛰어들어 걸작을 남기고 있는 이들 듀오 역시 시련은 있었다고 했다. 가능성의 한계에 부딪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불가능하다”는 말도 주변에서 숱하게 들었다고 했다.

A.A.무라카미가 시련을 극복한 방법은 이른바 ‘발로 뛰는’ 식의 도전이었다. 이들은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 바다와 해변에서 직접 모은 플라스틱을 어떻게 녹이는지도 손수 배웠다고 했다. 이들은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거리에서 폐 알루미늄을 모아 직접 만든 용광로를 사용해 녹였다. 당시 공예가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자원이 없었고 대부분 정립된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이 전에는 사용된 적이 없는 재료로 어떻게 무언가를 만드는지 완전히 처음부터 스스로 발견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A.무라카미는 현재 한국의 예술 산업에 대해 “매력적”이라고 답했다. 한국에서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력도 있는 나머지 최근에는 서울에 새로운 사무소를 개소했을 정도다.

A.A.무라카미는 “새롭게 등장하는 활기찬 현대적 문화와 더불어, 한국의 역사적 문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현재 가장 흥미로운 곳 중 하나”라며 “예술가를 지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과감하게 행동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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