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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9살 리복·75살 헤드 확 젊어졌다…회춘 비결은 ‘K-패션’ [언박싱]
‘이효리 마케팅’ 하는 129년 브랜드 리복
“세대 넘어 사랑받아야 하는 브랜드 숙명”
가수 이효리가 출연한 리마스터 유니언잭 패딩자켓 광고. [리복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1895년생 리복, 1950년생 헤드…. 사람 나이로는 각각 75세, 129세다. 고령의 패션브랜드들이 시간을 거꾸로 돌리기 위한 ‘리브랜딩’에 주력하고 있다. 20·30세대가 원하는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비결은 ‘K-패션’이다. 사업권을 확보한 한국 패션업체가 젊은 감성을 현지화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브랜드 리복의 국내 사업을 진행 중인 LF는 올해도 가수 이효리를 내세운 광고를 이어나간다. 2022년 10월 리복의 한국 사업을 맡은 LF는 지난해 10월 이효리와 광고 계약을 체결하며 FW 글로시 숏패딩 열풍을 일으켰다.

LF가 스타를 활용한 리브랜딩에 나선 배경에는 11년 만에 광고계로 복귀한 이효리와 한국 시장에 익숙하지만 새로운 이미지를 전달하려는 리복의 정체성이 유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의 기억 속에 있지만 트렌드를 창조하는 이효리를 통해 젊은 느낌의 리복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전략이다. 이효리는 ‘펌프 패딩’을 비롯해 ‘리마스터 유니언잭 패딩자켓’ 등 복고 감성을 품은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하고 있다.

LF는 리복의 리브랜딩 작업을 통해 전 연령대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지금까지 스포츠 브랜드로 알려졌던 리복의 정체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 중심에는 액티브웨어가 있다. 일상생활과 스포츠 활동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의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스포츠웨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조원대를 돌파하는 가운데 이 중 스포츠 의류 기반 패션사업(sports-inspired apparel)은 2019년 1조4637억원에서 2023년 1조8877억원으로 30%가량 성장했다.

[헤럴드경제DB]

철수했던 오프라인 매장을 다시 여는 브랜드도 있다. ‘헤드’가 대표적이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약 3년 동안 유통과 판매를 중단했던 헤드는 코오롱FnC의 재출시를 통해 지난해 다시 온라인에 등장했다. 올해 1월에는 스타필드 수원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재개했다. 헤드 관계자는 “학창시절 아빠가 입던 옷 정도로 (헤드를) 기억하는 소비자가 있어 이미지 탈피와 젊은 감성에 소구하려 노력 중”이라며 “MZ세대 사이에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테니스에 특화한 상품을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헤드는 스타필드 수원 내 위치한 휘트니스 클럽의 테니스코트와 협업을 확대한다. 재출시 이후 테니스 커뮤니키인 헤드라켓클럽(헤라클)을 운영해 20·30대 소비자에게 다가갈 계획이다.

전문가는 장수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이 트렌드와 접목했을 때 강력한 힘을 낸다고 입을 모은다. 추호정 서울대 의류학과 교수는 “오랜 시간에 걸쳐 자리 잡은 브랜드는 기본적으로 신규 브랜드가 따라 할 수 없는 이미지를 강력한 자산으로 갖고 있다”며 “사실 눈에 띄는 엄청난 투자가 들어가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브랜드가 죽지 않으려면 성공한 타깃 고객부터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일종의 연결고리가 필요하다”면서 “아버지 세대를 넘어 자녀 세대에서도 사랑받기 위해 광고의 내러티브까지 젊게 만드는 일명 ‘회춘 프로젝트’를 끝없이 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헤드가 직접 운영 중인 테니스커뮤니티 헤드라켓클럽(헤라클)에 참여한 참가자이 운동하고 있다. [코오롱FnC 제공]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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