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2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장이 “초고난도 문항(킬러문항)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항 간 난이도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오전 오 원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오 원장은 지난해 수능이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 지나치게 어렵게 출제됐다는 지적에 “공교육에서 (수능 문항을) 출제하더라도 변별력을 위해 난이도를 어렵게 할 수도 있고 평이하게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하는 것이 반드시 난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이다. 평가원은 킬러문항을 공교육 범위가 아닌 별도 사교육을 받아야만 풀 수 있는 문항으로 정의하고 있다.

오 원장은 올해 수능 난이도와 관련해서는 “작년 수능은 기본적으로 일부 영역에서 조금 까다로웠다는 평가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평가원 입장에선 작년에도 실질적인 재수생 유입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적정 난이도를 구성하려고 노력했지만, 어려웠다는 평가에 따라 면밀하게 분석을 해서 금번 수능에선 적정 난이도를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능은 재수생 등 N수생이 매년 늘어나는 추세에 더해 의대 증원으로 인한 유입까지 더해져 변수가 많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오 원장은 “재수생 유입은 매년 고려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하겠다”고 답했다.

평가원은 수능 출제와 사교육 간 유착을 차단하기 위해 출제진 당사자뿐 아니라 배우자 등으로도 검증 범위를 넓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할 방침이다. 오 원장은 “출제진 인력풀에 (출제진 후보가) 등재되더라도 출제위원으로 선정될 때에는 국세청 등을 통해 소득과세자료를 받아 연관성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며 “배우자를 통해 (사교육 관련 이익을 취득하는 등) 연관성을 가질 수 있지 않느냐는 부분에 대해선 좀 더 살펴서 배우자라든지 확인을 확대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치러진 수능 시험장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

오 원장은 평가원 직원들이 연루돼 현재 감사원이 수사 중인 ‘사교육 카르텔’ 의혹에 대해서도 유감 입장을 표명했다. 오 원장은 “감사원이 수사를 요청한 상황에 대해서 수능 시험 시행을 주관하는 평가원장으로서 엄중하게 상황을 인식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후 감사 또는 수사 결과가 통보되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앞서 현직 교사와 사교육 업체가 유착해 수능 지문을 유출한 혐의로 평가원 직원 4명과 현직 교원 27명 등을 경찰에 수사 요청했다. 대형 입시학원 강사의 사설 모의고사, EBS 수능 교재 감수본에서 동일하게 나와 논란이 됐던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항 관련이다. 평가원 직원들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이의신청이 215건이나 접수됐음에도 심사 대상에서 이를 의도적으로 제외하기로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평가원은 이날 올해 11월 14일 치러지는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수능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킬러문항을 철저하게 배제한다는 방침이다. EBS 수능교재와는 간접연계 방식, 비중은 50%로 유지한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은 올해도 유지돼 국어와 수학은 공통과목에 더해 선택과목을 택해야 하며 사회·과학탐구는 최대 2개까지 선택과목을 고른다. 올해 수능 모의평가는 6월 4일과 9월 4일 두 차례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