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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추얼 아이돌 시대 연 플레이브…“처음엔 반신반의…성공 요인은 휴머니즘”
플레이브 [블래스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처음엔 멤버들도 반신반의했어요.”

낯설었고, 그래서 이질적이었던 가상 아이돌이 마침내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음반(미니 2집) 발매량 56만 장, 버추얼 그룹 최초 지상파 음악방송 1위, 국내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의 톱100 차트 안착. 막대한 자본력을 입은 K-팝 그룹을 제외한다면 비슷한 시기 데뷔한 가수들보다 월등히 빠른 성취다. 플레이브는 지금 K-팝 업계에서 가장 화제성이 높은 그룹이다.

플레이브는 5인조 가상 아이돌로, 멤버마다 ‘본체’인 실연자가 있는 그룹이다. 세계관이 제법 정교하게 구축됐다. 멤버들은 가상 세계인 아스테룸에서 활동하며, ‘테라’(지구)의 팬덤과는 비대면으로만 소통할 수 있다.

플레이브의 제작사 블래스트(VLAST)의 이성구 대표는 22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플레이브의 성공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중요한 요인으로는 휴머니즘을 꼽을 수 있다”며 “플레이브 개발 당시 기술은 복잡하지만 안에 있는 내용은 진솔한 콘텐츠를 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준비할 때부터 우리는 직접 노래 부르고 라이브 할 것이라는 방향성을 두고 접근했다”고 말했다.

플레이브가 처음부터 잘 됐던 것은 아니다. 이 대표는 “멤버들을 한 명씩 공개하면서 유튜브 콘텐츠로 라이브 방송을 할 당시 20명 정도가 지켜봤다”고 했다. 그 때가 2022년 9월이었다. 당시를 떠올리던 이 대표는 “초창기 성공 여부에 고민이 많았지만 계속해서 투자하면서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은 초기의 적지만 열성적인 팬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팬레터까지 보내며 소통하고자 하는 ‘열성적 팬덤’은 플레이브의 성장 가능성에 긍정적 신호가 됐다. 이 대표는 “플레이브가 사랑받을 수 있는 IP구나 하는 확신을 갖게 된 모습이었다”며 “계속 가능성이 있다고 느끼게 된 것은 데뷔곡 ‘기다릴게’ 첫 무대가 큰 반응을 얻었을 때였다. 그 때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고 돌아봤다. 이후 지난해 9월 플레이브가 MBC ‘아이돌 라디오 콘서트’에 약 5000명의 팬덤이 몰리며 그룹은 성공 가도에 안착했다.

플레이브 [블래스트 제공]

이 대표는 “플레이브는 보통 K-팝 아티스트의 팬덤과는 다르다. 기존 K-팝 그룹은 다른 아이돌을 좋아하다가 새로운 아이돌이 나오면 같이 좋아하거나 갈아타는 형태”이나 “우리 팬덤의 절반은 K-팝 시장에서 왔지만, 나머지 절반은 웹툰·애니메이션 등 다른 장르를 좋아하다가 처음으로 우리를 좋아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버추얼 그룹이라 인간 아이돌과는 달리 리스크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나, 플레이브의 인기가 높아지며 멤버들의 언행 관리는 소속사 입장에서 중요하게 신경써야할 과제가 됐다.

이 대표는 “가상 아이돌도 일반 아이돌처럼 리스크를 조심해야 한다. 사생활과 언행을 조심해야 하는 것은 비슷하다”며 “초기에는 방송을 통해서만 만나고, 팬들과 대면할 일이 없어 부딪힐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일부 팬이 멤버 집을 찾아온다는 등의 문제가 똑같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플레이브를) 가상 아이돌로서 사랑하는 게 맞지, 실제 아티스트를 찾아가는 것 등은 우리가 생각한 것과 다른 방향”이라며 “팬들에게 이 같은 점을 당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플레이브의 제작사 블래스트는 MBC 사내 벤처에서 출발했다. 이 대표는 2002년 MBC 공채로 입사해 ‘선덕여왕’, ‘해를 품은 달’, ‘구가의 서’ 등 다수의 드라마의 VFX(시각특수효과) 슈퍼바이저를 지냈다.

그는 “회사 내부에 AR(증강현실) 스튜디오를 만들고 있다”며 “다른 (현실의) 가수들이 와서 앉아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다른 연예인이 출연하는 것처럼 보이는 기술을 구현해 예능 출연도 가능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가장 큰 목표는 ‘해외 진출’이다. 이 대표는 “플레이브가 한국을 넘어 다른 나라에서 사랑을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다”며 “하이브와 YG 플러스에서 투자받아 같이 준비하는 프로젝트도 있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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