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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디, 印 총선서도 편가르기…“野 집권시 자원 무슬림에게 흘러가”
“인도국민회의 집권 시 인도의 부, 잠입자들 분배”…무슬림 겨냥
모디 발언 두고 ‘혐오 발언’ 비판 일파만파
지난 1월 印 북부 아요디아서 힌두교 사원 축성식
총선 전 무리한 개관 행사 비판 나오기도
인디아 헤이트 랩 보고서 “반이슬람 발언 급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44일 간의 인도 총선이 진행되는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또한번 무슬림 배제를 노골화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모디 인도 총리가 이슬람 혐오 발언을 해 저명한 이슬람교도들과 야당 의원들의 광범위한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 21일 이날 인도 서부 라자스탄주의 군중 앞에서 “투표를 통해 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가 집권하면 ‘잠입자(infiltrator)’와 ‘자녀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국가의 부를 분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무슬림 공동체를 건드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모디 총리는 “그들(의회)이 집권했을 때 무슬림들이 인도의 자원에 대한 우선권을 갖게 된다. 여러분의 모든 재산을 모아 더 많은 아이를 가진 사람들에게 분배하게 되는 것”이라며 “어렵게 번 돈이 ‘잠입자’들에게 흘러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것을 받아들일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모디 총리의 이 같은 발언에 비판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당장 야당 의원들은 인도 선거관리위원회(ECI)에 인도 행동강령 위반 여부를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말리카르준 하르게 의장은 모디 총리의 발언을 “혐오 연설과 관심을 돌리기 위한 잘 짜여진 책략”이라고 표현했다. 이슬람 언론인 라나 아유브도 X(엑스·옛 트위터)에 “무슬림을 표적으로 한 직접적이며 뻔뻔한 혐오 연설”이라고 비판 글을 올렸다.

야당인 전인도이슬람교연맹이사회의 아사두딘 오와이시 의원도 “2002년부터 지금까지 모디 총리가 보장한 것은 이슬람 교도들을 학대하고 투표를 받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인도에서 힌두교는 약 14억명 인구 가운데 80%를 차지할 만큼 커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비중을 노려 모디 총리가 힌두교도 표를 독식해 선거에 우세를 점하려는 시도로 비춰진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모디 총리가 힌두교도를 지지하면서 이슬람 교도들을 차별하고 있다는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5월 집권 이후에도 모디 총리는 힌두 국수주의를 강화하며 이슬람교도 차별 정책을 펼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아요디아에 힌두교 라마신 사원 개관 행사에 모디 총리가 참석하면서 힌두 민족주의 행보가 더 노골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CNN은 “지난 10년 동안 모디 총리와 그가 이끄는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은 힌두 민족주의 정책으로 종교 양극화를 부추겨 이슬람 공포증의 물결과 세계 최대 세속 민주주의에서 치명적인 집단 충돌을 일으켰다는 비난을 받아왔다”며 “인도국민당은 이 같은 혐오 발언을 부인했지만 연구, 보도 및 권리 단체들은 인도에서 분열이 증가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에 기반을 둔 연구 그룹 인디아 헤이트 랩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반이슬람 발언은 극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혐오 발언으로 보이는 668건 사례들 중 75%가 인도국민당이 통치하는 주에서 발생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인도는 종교적 신념을 모욕하기 위한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행위’를 범죄화하는 조항을 포함해 형법의 여러 조항에 따라 혐오 발언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이러한 행위의 가해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에 대한 즉각적이고 적절한 조치가 부족하다고 CNN은 전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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