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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생명, 국내 보험사 최초 해외 은행업 진출…김동원 사장 주도
인도네시아 은행 ‘Nobu Bank’ 지분투자 추진
국내 보험사 최초 ‘글로벌 종합금융그룹’ 도약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한화생명이 국내 보험사 최초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한다. 보험업을 넘어 은행업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이번 인도네시아 은행 지분 투자에 이어 지난해 인도네시아 현지 보험사 인수까지 한화생명의 최고글로벌책임자(CGO)인 김동원 사장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생명은 지난 23일 개최한 임시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 ‘Lippo Group(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의 지분 총 40%를 매입하는 인도네시아 금융회사 투자 승인의 건 안건이 통과됐다고 24일 밝혔다.

현재는 리포그룹이 노부은행의 최대주주이나 당국으로부터 승인이 떨어지면 한화생명은 단일 주주 기준으로는 노부은행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은행업에 진출하는 셈이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 은행업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지분투자로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손보업을 넘어 은행업까지 영위하는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또 경제·인구가 성장중인 인도네시아를 주요거점으로 동남아시장 확장전략을 펼쳐나간다는 전략이다.

1990년에 설립된 노부은행은 2023년말 기준 총자산 2조3000억원 규모로, 현지 30위권 수준의 중형은행이다. 인도네시아에서 금융·부동산·유통 등 다양한 사업영역을 운영중인 재계 6위 리포그룹 소속으로 현지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다. 115개 지점과 1247명의 직원(2023년 기준)을 보유하고 있으며 개인 모기지대출과 중소기업 운전자금대출이 주력상품이다. 강한 지점영업력을 바탕으로 팬데믹 상황에서도 우수한 자본건전성과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한화생명은 자사가 지닌 디지털 역량에 리포그룹의 은행 경영 노하우를 접목해 단기간 내 시장에 안착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초기에 한화생명과 한화금융계열사가 지닌 디지털 모바일 경험을 빠르게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내방 중심의 전통적 채널에 디지털 뱅킹 등을 더한 하이브리드 채널을 구축해 모바일 기반 영업환경을 확산시킬 예정이다.

또 방카슈랑스 채널을 활용한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의 생명보험상품과 지분을 매입한 Lippo General Insurance(리포손해보험)의 손해보험상품 판매로 시너지 극대화를 기대했다. 한화생명은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지난해 3월 리포그룹의 자회사 업계 14위인 리포손해보험 지분 62.6%를 매입해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한화생명은 리포그룹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리포그룹이 현지에서 지니고 있는 브랜드 인지도 및 영향력과 계열사 임직원·공급망·고객 등 전·후방 생태계를 적극 활용해 고객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은 “한화생명은 선제적 제판분리 등으로 국내시장에서 이미 선도적 지위를 견고히 유지 중이나 국내시장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지속성장하기 위해선 글로벌 공략 가속화가 필수적이라 본다”라면서 “이번 노부은행 지분투자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해 향후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시장 확장전략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지분투자건이 성공한 배경엔 한화생명 CGO인 김동원 사장의 역할이 주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사장은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을 뛰어넘어 글로벌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장기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 2월부터 CGO를 맡아 해외사업 전면에 나섰다.

이번 성과는 그동안 김 사장이 글로벌 리더들과 쌓아온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낸 성과 중 하나다.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김 사장은 리포그룹의 오너측인 John Riady(존 리아디) 대표와 만나 나눈 대화가 이번 계약의 초석이 됐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지분투자건을 비롯해 양사간 협력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지난해 3월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의 리포손해보험 지분투자를 성사시키며 우호적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한화생명의 이번 투자는 국내 금융당국의 규제 혁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지난해 7월 개최된 제8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금융회사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방안’으로 국내 보험사의 해외은행 인수 허용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은 2012년 현지 생명보험사를 인수한 후 2013년 10월 영업을 개시해 수도권 중심으로 영업망 확대를 추진해 수익기반을 공고히 해가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수도인 자카르타를 비롯해 메단, 발리 등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약 2500여명의 설계사가 활동 중이다. 주력상품은 변액보험이며, 건강보험, 단체보장성보험 등 상품 판매를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진출 6년차인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개년 연속 세전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1963년 설립된 리포손해보험은 현지 손해보험사 77개사 중 14위이며, 특히 건강·상해보험 판매기준으로는 시장점유율 2위(2020년말 기준)이다. 수도 자카르타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전역에 14개의 지점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말 기준 총자산 2032억원, 수입보험료 2999억원 규모다. 지분투자를 통해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은 기존 생명보험 사업의 성장세를 견지하며 인도네시아 현지 내 보험사의 수평적 통합을 기반으로 생·손보를 아우르는 상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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