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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1분기 GDP 깜짝 성장, 내수로 온기 확산돼야 의미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수출 회복에 힘입어 ‘깜짝’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이 1.3%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시장전망치(0.5~0.9%)를 훌쩍 웃도는 수치로 2021년 4분기(1.4%)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이다. 분기별 성장률은 수출 급감과 함께 2022년 4분기(-0.3%)에 떨어졌다가 지난해 1분기(0.3%)에 반등한 뒤 2분기(0.6%), 3분기(0.6%), 4분기(0.6%)에 이어 다섯 분기째 성장 기조를 유지했다.

1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린 것은 순수출이었다. 순수출의 성장률 기여도는 0.6%포인트로 분석됐다. 민간소비와 건설투자의 기여도는 각각 0.4%포인트로 같았다. 종합하자면 반도체 불황 사이클에 고전했던 한국 수출이 AI 메모리 특수로 살아나면서 성장률을 견인했고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도 지난 분기 기저효과로 힘을 보탠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지난 1분기 중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국 자리를 꿰찬 미국 경제가 올해도 뜨겁고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리나라 수출은 더욱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류를 읽은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은 한국의 연간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UBS(2.0→2.3%), 씨티(2.0→2.2%), HSBC(1.9→2.0%) 등은 각각 0.1~0.3%포인트 올려잡았다. UBS의 성장률 전망치는 기획재정부(2.2%), 한국은행(2.1%)을 웃돈다.

문제는 ‘깜짝 성장’에도 국민들이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골이라는 데 있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서민들의 입버릇이 될 정도로 고물가가 바닥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금사과, 금배추, 금김 등 자고나면 새로운 품목에 ‘금’(金)자가 붙고 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高) 그늘 속에서 서민 생활이 더 고달파지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에서 돈을 빌렸다가 원리금을 갚지 못한 비율이 4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이 가운데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이 특히 많았다. 지금 주택 건설현장은 공사비 급등에 멈춰선 현장이 많아 가구업·이사업까지 연쇄 타격을 받고 있다.

수출 회복의 온기가 체감경기로 확산하려면 결국 내수가 살아야 한다. 정부도 역대 최대인 65% 이상의 재정을 상반기 집행하기로 하면서 애를 쓰고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물가를 잡고 내수를 진작하려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미국보다 먼저 움직이기 어려운 구조다. 돈 안들이고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은 규제완화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는 일이다. 여야정이 이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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