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은행·보험업권 PF 시장 수요 따라 ‘공동대출’ 자금 조성키로…충당금 더 불어나나
신디케이트론 캐피탈콜 방식 유력
금융위, PF정상화방안 최종 의견수렴
PF 구조조정 축소판 태영건설도 경·공매 돌입
은행권 “RWA 불어날 듯” 자본관리에 비상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를 위해 은행과 보험권이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 기금을 조성하는 방침을 추진한다. 방식은 시장 수요가 있을 때마다 자금을 대는 ‘캐피탈콜’ 방식이다. PF 구조조정의 축소판으로 불리는 태영건설도 본PF에 돌입한 반포사업장이 공매절차를 밟게되는 등 경·공매에 단계에 들어서자 물건을 받아줄 1금융권의 기금 조성이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단 은행권은 공동대출이 현실화되면, 자본비율 관리에 애를 먹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PF 사업장 분류 기준을 완화해주는 등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하더라도, 사실상 부실위험이 높은 사업장을 인수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충당금을 쌓지 않을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위험가중자산(RWA)이 불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다음주 PF 정상화 방안 발표…공동대출 ‘캐피탈콜’ 방식 담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다음 주 초 발표할 PF 정상화 방안에 은행·보험권 신디케이트론 규모와 운영 방식 등을 담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디케이트론을 캐피탈콜 방식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캐피탈콜 방식이란 목표한 투자자금을 한 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자본을 조성해 투자를 집행하고, 추가적인 자본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집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은행·보험권으로서는 한꺼번에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고, 금융당국으로서도 자금이 필요할 경우 빠르게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신디케이트론 규모가 조 단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사들이 취급한 부동산 PF 대출은 작년 말 기준 136조원 수준으로, 이 가운데 본 PF로 넘어가지 못한 채 만기 연장으로 버티는 2금융권 브리지론 규모만 30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경·공매를 통해 부실 사업장의 토지 가격을 낮춘 뒤 은행·보험권의 신규 자금을 유도해 사업을 재구조화하는 방안을 핵심적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1조원대의 캠코 PF 정상화 펀드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PF 사업장을 넘기는 매도자 측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함으로써 사업장 매각 및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금융당국은 PF 정상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막바지 세부 조율 과정을 거치고 있다. 금융위는 전날 5대 금융지주를 비롯한 금융업권과 건설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비공개회의를 열고 시장 의견을 최종적으로 수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에서는 신디케이트론 운영 방식과 자금 집행 시 주어지는 인센티브 등에 대한 질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지론 사업장에 기간이나 연장 횟수 등 일괄적인 기준을 제시할 경우 대주단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의견 등도 개진됐다.

태영건설도 경·공매 시작…은행권은 자본비율 관리 ‘비상’

[연합]

금융당국이 부동산PF 개선 방안을 발표하는 건 PF 시장의 경공매 등 질서있는 정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 하에서다. 부동산 경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여전시 일부 사업자들은 ‘버티기’를 주장하고 있지만, 당국은 각 사업장을 서둘러 재구조화하지 않을 시 연체와 부실만 쌓여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PF 시장 구조조정의 축소판으로 통하는 태영건설 관련 사업장들도 경·공매 절차에 돌입하고 있다. 특히 서울 반포 부동산 PF 사업장도 경·공매 절차를 밟게 돼 눈길을 끈다. 이 사업장은 본 PF로 넘어간 상황인 데다 입지가 좋아 완공 시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선순위 채권자인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채권 회수를 결정하면서 공매 절차를 밟게 됐다.

은행권은 공동대출 기금 조성으로 인해 자본비율 관리에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브리지론을 인수할 시 자본비율의 기준이 되는 RWA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RWA란 대출금, 미수금, 가지급금, 유가증권, 예치금 등 자산 유형별로 위험 정도를 감안한 자산을 말한다. RWA가 늘어날 시 자본비율은 떨어지게 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인수한 브리지론 사업장을 재무상 ‘정상’으로 분류해 충당금 부담을 덜어준다고 하더라도, 은행 입장에선 불안한 사업장이기 때문에 충당금을 덜 쌓을 수가 없다”며 “RWA를 유지하는 게 모든 은행의 시급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